[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정부가 빈 상가와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시설을 주택으로 전환해 오는 2030년까지 3만3000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실제 매입 실적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추진하는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사업은 9월 현재까지 실제 매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4월 빈 상가·오피스 등을 주택으로 전환해 올해 2000호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5월에는 공급계획을 확대해 2026~2027년 1만5000호, 2030년까지 3만3000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참여 실적은 정부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간 소유자가 비주택을 주거시설로 개조한 뒤 LH가 매입하는 매입약정 방식의 경우 지난 9월 9일까지 접수된 신청은 서울 2건, 경기 1건 등 총 3건, 660호 규모에 불과했다.
신청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LH는 접수기간도 이달 30일까지 추가 연장한 상태다.
엄태영 의원은 사업 구조 자체에도 상당한 제약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주요 전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와 상가는 개별 호실 몇 곳만 선택해 매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동(棟) 단위로 확보해야 하며,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층 단위 매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상당수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시설은 하나의 층이나 건물의 소유권이 여러 명에게 나뉘어 있어, 사업을 추진하려면 다수 소유주와 동시에 매입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예컨대 한 층의 10개 호실이 각각 다른 소유자에게 분양돼 있을 경우 일부 소유자가 매각을 거부하거나 가격 협의에 실패하면 해당 층 전체를 사업 대상으로 확보하는 것부터 어려워질 수 있는 구조다.
건물을 확보한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지식산업센터나 상가·오피스는 애초 주거용 건축물이 아닌 만큼 주거시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설치기준을 비롯해 소방·피난시설, 채광·환기, 급·배수 및 오수처리시설, 욕실·주방 설치를 위한 배관과 구조변경 등 각종 건축기준을 새롭게 충족해야 한다.
이에 따라 건물 구조에 따라서는 대규모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거나 주거시설로의 전환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예상된다.
의원실의 확인 과정에서 LH 실무진 역시 소유권 확보와 용도변경, 건축기준 등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실제 사업 추진이 상당히 쉽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태영 의원은 “정부가 해당 건물들이 실제 주택으로 전환 가능한지,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리모델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보다 3만3000호라는 공급 숫자부터 앞세운 것 아닌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사업성과 전환 가능성, 민간 참여 수요를 전면 재점검하고 실현 가능한 공급계획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