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에서 양성한 AI·에너지 분야 석·박사급 인재들이 지역 기업의 생산현장으로 직접 들어간다.
강의실에서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공장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진단하고 AI를 활용해 전력과 에너지 비용을 줄일 방법까지 찾아낸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지역대학에서 인재를 키우면 수도권으로 떠나는 구조’를 ‘지역대학에서 키운 인재가 지역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기업에 취업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대구시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모한 ‘2026년도 에너지인력양성사업(에너지기술공유대학)’ 신규과제에 ‘인공지능 전환 에너지기술공유대학’이 최종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사업기간은 이달부터 2031년 12월까지 6년간이며 총사업비는 140억원이다. 국비 110억원과 시비 30억원이 투입된다.
에너지기술공유대학은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에너지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국가사업이다.
지역대학과 기업, 혁신기관이 각각 보유한 교육과 기술·인프라를 공유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만들어 인재를 지역 산업현장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에서는 경북대학교가 주관기관을 맡는다.
계명대학교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대구테크노파크가 참여하고 엘앤에프, 아바코, 카펙발레오 등 지역 에너지·소재부품 기업 16개사가 협력기업으로 합류한다.
대구시는 향후 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 인재를 키우는 체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차별점은 ‘에너지+AI’에 있다.
대구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효율향상·수요관리·에너지저장 등 에너지 3대 분야에 인공지능 전환 기술을 결합한다.
고효율 소재·부품·장비 기술에 AI 기반 수요예측과 자율제어, 안전진단 기술을 더하는 방식이다.
기존 에너지 효율화가 노후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생산현장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에너지가 낭비되는지’를 찾아내는 지능형 관리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은 에너지 기술공유 플랫폼 구축·운영, 대학 간 학점교류와 온라인 공유강의 등 교육과정 개발, 기업과 함께 수행하는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 크게 세 축으로 추진된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산학협력 프로젝트다.
석·박사 과정 학생과 지도교수가 한 팀을 이뤄 실제 기업 생산현장으로 들어간다.
기업의 공정과 설비별 에너지 사용실태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아 절감방안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참여기업에는 기업당 최대 1500만원이 지원된다.
대학에는 학생을 위한 현장 실습장이 생기고 기업은 전문인력의 도움을 받아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학생 역시 기업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술력을 검증하고 취업으로 연결할 기회를 얻는다.
대구시가 이번 사업을 단순한 대학 인력양성 사업이 아니라 지역 산업정책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년 동안 목표로 잡은 석·박사급 수혜인원은 305명이다. 이 가운데 석·박사 학위자 125명과 인증인재 130명을 배출하고 지역 협력기업 취업자 52명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인력 수요를 먼저 파악한 뒤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프로젝트와 인증을 거쳐 취업·정착으로 연결하는 ‘수요수렴→실무교육→프로젝트·인증→정주안착’ 4단계 체계를 운영한다.
채용컨설팅과 잡페어도 병행해 지역 청년인재의 역외 유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선정은 대구가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AI 기반 지능형 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학과 기업, 지원기관이 함께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고 그 인재가 지역 기업에 취업해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