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국제유가 급등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3개월 연속 내렸다. 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우리나라의 대외 구매력을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과 소득교역조건은 나란히 역대 최대 폭으로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56.31로 7월(160.14)보다 2.4%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6월 4.2% 하락해 2023년 11월(-4.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뒤 3개월 연속 내렸다. 8월 지수 하락 폭은 전월보다 커졌다.
품목별로는 화학제품과 1차 금속 제품이 각각 6.1%, 4.2% 하락해 중간재가 4.0% 떨어졌다. 커피(-9.3%), 수산화리튬(-9.1%), 시스템반도체(-6.1%)의 하락 폭이 컸다.
8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06.30원으로 7월(1497.43원)보다 6.1% 하락했다. 두바이유는 8월 평균 배럴당 88.75달러로 전월보다 15.6% 상승했다.
8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80.23으로 전월보다 3.7% 하락했다. 7월에 0.9% 상승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오르며 석탄·석유제품이 상승했으나 환율 하락으로 대부분의 품목이 내린 영향이다.

품목별로 농산품은 냉동 수산물(-2.6%)이 내려 전월 대비 2.0% 하락했다.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0.3%)이 올랐으나 화학제품(-5.3%) 이 내려 전월대비 3.7% 떨어졌다.
세부품목별로는 알루미늄판(-11.4%), 이차전지(-6.4%), 화장품(-6.1%), 합성 섬유 직물(-6.1%) 등이 떨어졌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은 반도체 수출 가격이 원화 기준으로 하락했지만 환율 효과를 뺀 계약 통화 기준으로는 상승했다"며 "환율이 내려가면 반도체 관련 기업 이익은 감소할 수 있지만 수입업자나 소비자 측면에서는 부담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8월 무역지수(달러 기준) 중 수출물량지수는 153.48로 전년 동월 대비 25.9%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출금액지수(237.04)는 75.8% 올랐다.

수입물량지수(126.61)와 수입금액지수(163.09)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 23.1% 상승했다.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119.90)는 작년 동월 대비 27.1% 상승했다. 수출 가격(39.6%)이 수입 가격(9.9%)보다 크게 오른 영향이다. 증가율은 1988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가격 오름폭이 확대된 반면 광산품 등 수입 가격 오름폭은 전월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이다.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외 구매력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184.02)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7.1%)와 수출물량지수(25.9%)가 모두 오르며 60.0% 크게 상승했다. 증가율은 1988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다.
이 팀장은 "대외 구매력 지표인 소득교역조건과 순상품교역조건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며 "우리나라의 금융 조건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9월 전망에 대해 "이달 11일까지 환율이 3.7% 하락했으나 중동 지역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 유가가 23.8% 상승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면서도 "전년 동월 대비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크게 확대돼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