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지주회사 ㈜코오롱 주식에 설정했던 담보계약 일부를 해제된 가운데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이 계열사 통합과 비주력 사업 매각 등 그룹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 변동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코오롱그룹은 이번 담보 해제가 이 명예회장 개인의 자산 관리에 따른 것으로,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나 최근 사업 재편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은 지난 11일 이웅열 명예회장의 ㈜코오롱 주식담보계약 물량 중 19만8886주가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주식담보계약이 풀리면 해당 주식은 처분하거나 새로운 담보대출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담보 해제 이후 실제 매각이나 자금 조달이 이뤄진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변동을 이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과 이 부회장의 낮은 지분율에 주목해 바라보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 지분 52.3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반면, 이 부회장 명의의 지주사 지분은 0%대에 머물러 있다.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 있지만 지배력은 여전히 이 명예회장의 지분에 기반한 구조다. 향후 지분 이전이 이뤄지면 상속·증여세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도 장기적인 지배구조 과제로 꼽힌다.
현행 세법상 상속·증여 재산에는 과세표준에 따라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최대주주 지분에는 일정 요건에 따라 할증평가도 적용될 수 있어 대규모 지분 이전에는 상당한 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주식담보 해제만으로 구체적인 지분 승계나 자금 조달 계획이 시작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제된 주식의 활용 방안이나 이 부회장에 대한 지분 이전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서는 지분율이 중요한 요소"라며 "향후 지분을 확보하려면 그에 필요한 자금 마련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오롱은 안병덕 부회장과 이규호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24년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이후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완전자회사 편입과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ENP 합병,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출범 등이 대표적이다.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도 맡아 골관절염 치료제 'TG-C'의 미국 상업화 작업을 챙기고 있다.
최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디스플레이 코팅액과 반도체 패키지 소재 사업을 매각하는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복잡하게 분산된 계열사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그룹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부회장이 주요 사업 재편을 주도하면서 그룹 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사업 재편 속도를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수년 안에 그룹 수장으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명예회장이 보유한 ㈜코오롱 지분은 장기적으로 처리 방향을 결정해야 할 사안이지만 당장 이 부회장이 자금을 마련해 매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코오롱그룹은 주식담보 해제와 사업 재편을 경영권 승계로 연결하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대주주의 담보계약 변동 이후 주식 매각이나 현금 증여 등이 이뤄진 것도 아닌 만큼 이를 승계 재원 마련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추론"이라며 "이번 담보 해제는 개인적인 자산 관리 차원으로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과 안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는 역할 분담과 경영상 필요에 따라 운영되는 정상적인 구조"라며 "최근 사업 재편 역시 승계 작업이 아니라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그룹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