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사 논란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라는 두 난제에 동시에 부딪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하면서 인사 논란의 급한 불은 일단 껐지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호르무즈 파병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각종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2주 가까이 이어지는 사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다. 청와대는 추석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국정 쇄신의 계기로 삼으려 했지만 김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장관 겸직 논란과 이른바 '언더 조직' 논란 등이 잇따라 불거졌다. 쇄신 카드로 꺼낸 개각이 오히려 국정 부담으로 돌아온 셈이다.
특히 청와대는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 뒤에도 "장관 후보자가 국민께 설명해 드릴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며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정치적 부담도 커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용 후보자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61%였다. '적합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결국 용 후보자는 13일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청와대로서는 인사 논란의 한 축을 털어내며 일단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청와대는 용 후보자의 사퇴 직후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파병도 난제…美·이란 사이 선택 부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이 대통령 앞에 놓인 난제다. 청와대는 "검토 중이며 정해진 바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미 동맹과 중동 정세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한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이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대미 투자와 반도체 관세, 북미 대화 등 한미 간 주요 현안도 줄줄이 걸려 있다.
반대로 실제 파병에 나설 경우 이란과의 외교적 마찰을 감수해야 한다.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우리 교민과 현지 진출 기업의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란은 이미 한국을 향해 공개 경고까지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어로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 논란과 외교·안보 현안이 겹치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8%였다. 부정 평가는 51%였다.

'지지율 38%', 취임 후 최저…李, 직접 소통으로 국정 돌파 전망
청와대는 추석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국정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자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0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소통을 지금 준비하고 계신다"며 "명절 전에는 한 번 정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비유법을 많이 쓰다 보니까 어떤 특정 부분만 따서 확장하고 자꾸 왜곡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는 좀 더 간명하게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하실 필요가 있다는 게 참모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소통 방식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14일부터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과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은 이들 외교 일정이 끝난 뒤인 17~18일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며 정확한 방식과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9.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