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 87.94% 찬성으로 파업 가결…16일 파업 '초읽기' [종합]

서울 시내버스 노조, 87.94% 찬성으로 파업 가결…16일 파업 '초읽기' [종합]

61개 일반버스·3개 지선버스 회사서 동시 투표 진행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 87.94%…쟁의행위 가결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61개 일반버스 회사 사업장 내 지정 투표소에서 쟁의행위(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 사무실에 마련된 투표소에 쟁의행위 찬반투표 용지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026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하면서 오는 16일 예고된 전면 파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노사는 파업 직전까지 교섭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 등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2차 조정회의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1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61개 일반버스 회사 사업장 내 지정 투표소에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8296명 가운데 1만6716명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해 1만608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575명, 무효는 52명이며 1580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87.94%, 투표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96.25%로 집계됐다.

3개 지선버스 회사 사업장 내 투표소에서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도 조합원 323명 중 286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60명(80.5%)·반대 26명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쟁의행위 돌입을 위한 조합원 찬반 절차를 통과했다. 노조는 지노위 조정 절차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추가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1일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 사무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6시간 vs 209시간'…통상임금 산정 놓고 평행선

노사 간 최대 쟁점은 월 통상임금을 시간급 통상임금으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산정 기준시간이다. 노조는 176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이번 교섭에서 209시간 적용을 제시하면서 맞서고 있다.

같은 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할 경우 176시간으로 나눈 시간급 통상임금은 209시간을 적용했을 때보다 약 18.8% 높아진다. 시간급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의 산정 기초가 되는 만큼 기준시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임금 부담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를 임금 인상률 등을 다루는 올해 임금교섭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동아운수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월 176시간을 기준으로 한 원심 판단에 대한 사측 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된 만큼, 176시간 적용은 이미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반영해 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에서 기존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고,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은 재직 조건이나 일정 근무 일수 조건이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례를 변경했다.

노조 관계자는 "타 지역 시내버스의 경우 이미 지난해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정당하게 반영하고 합리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했다"며 "이에 더해 올해 5%대의 추가 임금 인상까지 차질 없이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와 사측은 대법원 판례와 판단에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을 미루고 있다. 통상임금 정상화 요구를 마치 노조의 과도한 때 쓰기나, 서울시 재정을 위협하는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면서 서울시만 독보적으로 재정 압박을 받는 양 여론을 악의적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재정 공포를 유발하는 언론 플레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사측은 동아운수 소송의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고, 관련 소송이 여러 법원에서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우선 209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10.32% 인상하고, 최종 판결에 따라 추가 정산하자는 입장이다.

15일 지노위 2차 조정 '마지막 분수령'

노사는 지난 9일 지노위 1차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차 조정회의는 오는 15일 예정돼 있어 파업 예고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와 별개로 임금 인상률 등 교섭이 가능한 사안에 대해선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 9일 파업을 피하기 위해 "밤을 새워서라도 교섭하겠다"는 협상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찬반투표에서 투표 조합원의 96% 이상이 쟁의행위에 찬성하면서 사측과 서울시에 대한 노조의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시내버스는 시민들의 출퇴근과 통학을 책임지는 핵심 대중교통인 만큼 실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교통 혼란이 불가피하다. 결국 15일 지노위 2차 조정과 파업 직전까지 이어질 노사 간 막판 교섭에서 통상임금과 임금체계를 둘러싼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파업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