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이 정도면 맥시멀리스트의 끝 아닐까."
폭스바겐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틀라스'의 운전대를 잡고 하루를 달려본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아틀라스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큰 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SUV다. 6인승과 7인승을 선택할 수 있고, 성인 7명이 탑승할 수 있는 3열 구조에 골프백은 물론 대형 캠핑 장비까지 넉넉하게 실을 수 있다. 여기에 2·3열을 모두 접으면 성인 두 명이 누워 쉴 수 있을 정도의 공간까지 만들어진다.
직접 도심과 국도, 와인딩 구간을 달리고 캠핑을 연상케 하는 공간 활용까지 경험해보니 아틀라스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인지 분명했다. '사람을 많이 태우고, 짐을 많이 싣고, 필요하면 차 안에서 쉬는 것'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차였다.

11일 아틀라스를 타고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를 출발했다. 국도와 와인딩 코스를 지나 경기 양평 만남의 광장, 가평양떼목장까지 약 1시간 이상 직접 운전하며 차량을 살펴봤다.
차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크기였다.
아틀라스의 전장은 5095mm, 전폭은 1990mm, 전고는 1780mm에 달한다. 동급 대형 SUV 가운데서도 상당히 큰 차체다.
큰 차체에 기본 적용된 R-Line 패키지와 21인치 알로이 휠, 차체 중앙의 일루미네이티드 로고가 더해지면서 외관에서는 웅장함과 역동성이 동시에 느껴졌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도심을 빠져나갈 때도 차의 크기는 계속 체감됐다. 다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자 예상보다 부담은 크지 않았다.

아틀라스에는 최고출력 273마력(PS)의 2.0 TSI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4모션(4Motion) 전자식 AWD 시스템이 조합됐다.
덩치만 놓고 보면 운전이 둔할 것 같지만 실제 느낌은 달랐다. 핸들 조작이 부드러웠고, 와인딩 구간에서도 차체를 다루는 데 큰 부담이 없었다.
특히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가평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이자 큰 차체와 무게를 잊게 할 만큼 묵직하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고속 주행에서는 차가 노면을 단단하게 밟고 달리는 듯한 안정감도 느껴졌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차체가 크게 출렁이기보다는 잔진동을 비교적 잘 잡아줘 승차감 역시 무난했다.
다만 고속으로 달릴수록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풍절음이 실내로 다소 크게 들어왔다.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주행 환경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아틀라스의 진짜 매력은 운전을 끝내고 차를 세웠을 때부터 드러났다.
양평 만남의 광장에 도착해 2열과 3열 시트를 접었다. 레버를 당겨 시트를 차례로 접자 1열 뒤쪽으로 상당히 넓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직접 누워보니 성인 두 명이 편하게 몸을 뻗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잠시 차 안에 누워 휴식을 취했는데, 장거리 주행으로 쌓인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차박을 한다면 이런 공간이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캠핑 장비를 싣거나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장거리 여행 중 잠깐 쉬어가는 공간으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아틀라스의 적재 공간은 기본 583ℓ다. 3열을 접으면 1572ℓ, 2·3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2735ℓ까지 늘어난다.
숫자로만 보면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직접 시트를 접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골프백이나 대형 캠핑 장비처럼 부피가 큰 짐을 싣는 상황에서 아틀라스의 장점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2열만 접었을 때였다. 3열에 앉은 상태에서 접힌 2열 등받이가 테이블처럼 활용됐다. 노트북을 올려놓고 작업하거나 영상을 보는 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잠시 3열에 앉아보니 '이 정도면 이동식 개인 작업실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태우는 3열 SUV를 넘어 상황에 따라 차 안의 공간을 사무실이나 휴식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아틀라스의 또 다른 장점이었다.

운전자 편의 기능도 직접 사용해보니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은 정체 구간과 고속도로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개입했다.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아 기능이 잠시 해제된 뒤에도 스티어링 휠의 'RES(주행 재개)' 버튼을 누르면 이전 설정 속도와 차간 거리로 돌아갔다.
전면 유리창에 현재 속도와 내비게이션 경로 등을 표시하는 윈드쉴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편리했다. 주행 중 계기판으로 시선을 옮기는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실내 공조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기존처럼 바람 세기와 온도를 직접 조작하는 방식뿐 아니라 스마트 공조 기능을 통해 '손 따뜻하게', '발 시원하게' 등 원하는 부위를 터치 한 번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실내외 공기 오염도를 감지해 내기 순환 모드로 자동 전환하는 '에어케어' 기능도 장거리 주행에서 유용했다.
반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소 아쉬웠다.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내비게이션, 음악·라디오, 전화 등 기본적인 기능은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 차량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과 비교하면 활용 범위가 제한적으로 느껴졌다.
음성 제어 역시 목적지 설정이나 전화, 음악 재생 등 기본적인 기능 위주였다.

한편, 아틀라스를 하루 동안 직접 경험하면서 가장 강하게 남은 인상은 역시 공간이었다.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고, 3열까지 성인이 사용할 수 있는 여유를 갖췄다. 필요하면 2·3열을 접어 대형 짐을 싣고, 차박이나 캠핑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273마력의 2.0 TSI 엔진과 4모션 AWD를 바탕으로 덩치에 비해 편안한 주행 감각을 보여줬다.
물론 고속 주행에서의 소음과 제한적인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 차의 목적을 생각하면 장점이 단점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
아틀라스의 신차 출고가는 R-Line 7인승 기준 6904만원, 6인승 기준 6984만원이다.
사람도 많이 태우고, 짐도 많이 싣고, 때로는 차 안에서 쉬거나 일까지 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아틀라스는 꽤나 솔직한 선택지다.
'큰 차'를 원하는 이유가 단순히 크기 때문이라면 다른 선택지도 많다. 하지만 큰 공간을 실제 생활에서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면, 아틀라스의 존재감은 꽤 분명하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