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기초연구 28건 선정…‘의료+AI’ 융합연구 두각

순천향대 기초연구 28건 선정…‘의료+AI’ 융합연구 두각

과기정통부·교육부 연구지원사업 잇따라 선정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순천향대학교가 위암·간암 등 중증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측부터 인공지능(AI), 액체수소, 차세대 배터리, 반도체 소재에 이르는 기초·융합연구를 대거 추진한다. 대학이 강점을 보여온 의학·바이오 분야에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연구가 다수 정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연구 분야도 첨단산업 전반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순천향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지원하는 ‘2026년도 개인기초연구사업 2차’·‘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에서 모두 28개 연구과제가 최종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사업별로는 개인기초연구사업 핵심연구의 기본연구 A·B 분야에서 25개 과제가 선정됐고 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의 글로컬R&D지원 분야에서는 3개 과제가 이름을 올렸다.

순천향대 전경 [사진=순천향대]

개인기초연구사업은 연구자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주제를 장기간 탐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글로컬R&D지원사업은 비수도권 대학의 기초연구 역량을 높이고 대학의 연구 성과가 지역 산업·혁신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과제는 순천향대가 강점을 지닌 의학·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AI·빅데이터, 첨단소재·전자, 에너지·환경 등으로 폭넓게 구성됐다. 특히 질환 진단과 치료에 AI와 영상·오믹스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융합연구가 다수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질환 위험 예측을 넘어 개인별 검진 주기와 치료 가능성을 정교하게 분석하려는 연구도 진행된다.

의학·바이오 분야에서는 △다중모달 AI를 활용한 위암 발생 위험 예측·맞춤형 국가검진 주기 최적화 △액체생검 다중오믹스·면역 프로파일링 기반 간세포암 조기 진단·재발 모니터링 △미토콘드리아 기능 영상을 활용한 급성 콩팥손상 회복 모니터링·만성 콩팥병 이행 예측 연구 등이 선정됐다.

이들 연구는 질환이 나타난 뒤 치료하는 기존 접근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발병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거나 재발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환자의 의료·생체정보를 종합 분석해 검진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정밀의료 분야와도 맞닿아 있다.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유전성 망막질환 모델 구축 연구도 추진된다. 환자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질환 모델을 통해 발병 원인과 치료 가능성을 살펴보는 연구다. 혈청 대사체 정보를 이용해 임신성당뇨병을 경험한 산모의 산후 이상지질혈증 위험을 예측하는 연구도 포함됐다.

AI·첨단공학 분야에서는 생명과학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부터 산업 현장 적용을 겨냥한 기술개발까지 연구 범위가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DNA 서열 분석 원리를 적용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연구가 선정됐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용 AI 모델을 구축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을 생명정보 분석 방식과 접목하려는 시도다.

AI 기반 액체수소 인수기지 최적운전제어·개념설계 연구도 추진된다. 수소에너지 활용 확대에 대비해 액체수소 저장·공급시설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내용이다.

제조업 현장의 품질관리를 위한 연구도 눈에 띈다. 설명가능한 AI(XAI)를 활용해 리튬이온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코팅 결함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어하는 기술개발이 대표적이다. AI가 판단한 결과뿐 아니라 판단 과정과 원인까지 설명할 수 있도록 해 배터리 생산 품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 밖에도 무선전력전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물질을 감지하는 기술, 체내 광치료를 위한 카테터,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적용할 감광성 소재 개발 등 실제 산업 현장과 연계 가능성이 높은 연구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에너지·환경 분야에서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와 자원순환 기술에 관한 연구가 선정됐다. 수계 양성자 이차전지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를 통해 기존 배터리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저장체계의 가능성을 살핀다.

유기성 폐자원을 바이오연료로 전환하고 폐수 속 유용자원을 다시 활용하는 자원화 연구도 진행된다. 폐기물 처리에 그치지 않고 폐자원을 에너지원이나 산업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기술 확보가 연구의 핵심이다.

보건 분야에서는 사회 변화와 새로운 생활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도 선정됐다. 우주여행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피폭선량·세포손상 평가 연구가 대표적이다. 민간 우주여행과 장기 우주체류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사선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건강관리 기반을 마련하는 연구다.

배달산업 확대에 따라 이륜차 배달 종사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줄이기 위한 예방 중재 개발 연구도 추진된다. 새로운 노동 형태에서 나타나는 건강 위험을 분석하고 실질적인 예방 방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기존 보건연구의 범위를 넓힌 과제로 평가된다.

순천향대는 연구자의 전공과 경력, 지원사업별 특성을 고려해 연구과제 발굴 단계부터 제안서 작성과 평가 대응까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공모 일정과 사업별 주요 내용을 단계별로 안내하고 연구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는 한편, 정부 연구과제 선정 경험이 있는 교원들이 신규 지원자들과 실제 제안서 작성 과정과 평가 대응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연구처 월례 세미나’를 ‘Grant Proposal Master Class’로 개편했다. 연구자가 정부 연구사업의 특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경쟁력 있는 연구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구과제 기획, 제안서 작성 경험, 평가 대응 전략 등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 측은 개별 연구자의 아이디어가 실제 정부 연구과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지원 체계를 보다 세분화하고, 선정 이후 연구 수행 과정에서도 행정·연구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송병국 순천향대 총장은 “이번 선정은 우리 대학 연구자들이 축적해 온 전문성과 창의적인 연구 역량이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연구자의 새로운 도전이 학문적 성과를 넘어 미래 산업과 지역사회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더욱 체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산=박준표 기자(asjunpy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