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현 의원, '경제적 약자 공동협상권'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

강준현 의원, '경제적 약자 공동협상권'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

대기업 상대 공동협상 시 담합 규제 5년간 면제
보복조치엔 매출액 4% 과징금…노동3권도 명문화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중소기업과 소기업이 공정거래법 상의 담합 우려를 피하면서 대기업을 상대로 공동협상에 나설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대기업 등 우월한 협상력을 가진 거래상대방과 힘을 모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0일 대표발의했다.

강준현 의원

그동안 중소기업·소상공인은 개별적으로 대기업과 거래조건을 협상할 때 협상력 열세를 감수해야 했다. 여러 사업자가 힘을 모아 공동으로 협상하고 싶어도,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다.

개정안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40조의2부터 제40조의6까지를 신설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공동협상에 대해 담합 금지 규정(제40조 제1항)의 적용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특례를 뒀다.

특례는 기업 규모에 따라 절차가 다르다.

소기업들의 공동행위(신설 제40조의2)는 ①참가 사업자 모두가 소기업일 것 ②상대방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중견기업·자산총액 일정 규모 이상 회사 중 하나일 것(공공기관·지방공기업은 제외)이라는 요건을 갖춰 참가사업자·상대방 등을 공정위에 통지하면, 접수일로부터 5년간 담합 금지 규정 중 가격 담합 등 핵심 유형(제40조 제1항 제1~7호 및 제9호 후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소기업들의 공동행위(신설 제40조의3)는 요건이 더 까다롭다. 참가 사업자 모두가 중소기업이어야 할 뿐 아니라, 각 사업자의 직전 3개 사업연도 매출액·매입액 중 상대방과의 거래 비중이 30% 이상이어야 하고, 참가 사업자 매출액 합산액이 상대방 매출액보다 적어야 한다. 통지가 아니라 공정위에 신고해 수리를 받아야 하며, 공정위는 신고 접수 후 15일 이내(최대 30일 연장 가능)에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이 기간 내 통지가 없으면 수리된 것으로 간주된다. 수리되면 마찬가지로 5년간 담합 금지 규정 적용이 배제된다.

다만 무제한 허용은 아니다. 공정위는 통지·신고된 공동행위로 소비자 이익이 현저히 침해되거나(소기업의 경우), 소비자 이익 침해·경쟁제한 우려가 교섭력 강화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한다고 인정되면(중소기업의 경우) 특례 적용을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참가 사업자에게 행위 중지나 유사행위 금지를 명할 수 있다.

공동의 거래거절 행위에 해당하고, 특례 배제 여부 심사절차가 개시됐으며, 다수 소비자·사업자에게 상당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긴급히 필요한 경우에는 임시중지명령(신설 제40조의4)도 가능하도록 했다. 통지·신고 내용이 거짓이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이뤄진 경우 등에는 접수·수리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도 함께 마련됐다.

개정안은 공동협상 참여를 이유로 거래정지·물량축소 등 불이익을 주는 보복조치를 금지하는 규정(신설 제40조의6)도 담았다. 이를 위반하면 시정조치와 함께 매출액의 4%(매출액이 없으면 10억원)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현행법은 불공정거래행위(제45조)·재판매가격유지행위(제46조)와 관련한 신고·분쟁조정 신청·조사협조에 대해서만 보복조치를 금지하고 있어, 그 밖의 법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조사협조는 보복을 당해도 막을 근거가 없었다. 개정안은 이 보복조치 금지 대상을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전체로 확대(신설 제80조의2)하고, 이를 위반하면 역시 매출액 4% 이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신설 제85조의2). 기존 제48조(보복조치 금지)는 삭제되고 이 조항들로 대체·흡수된다.

개정안은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조항(신설 제118조의2)도 담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과 소속 조합원,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고용보험법상 노무제공자, 확정판결이나 노동위원회 결정으로 노동조합·근로자로 인정된 자 등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법은 노동조합·노무제공자의 단체행동이라도 사업자적 성격을 가지면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등 공정거래법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었는데, 이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이번 법안의 핵심"이라며 "기울어진 협상력을 바로잡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강일·박상혁·김용만·김남근·조인철·권향엽·김문수·황명선·민병덕·복기왕·이훈기·이재관·이수진 의원 등 총 14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