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풍력발전기는 신안 앞바다에 들어서는데 이익공유금은 전력이 육지에 닿는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전남 신안군이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확대를 앞두고 주민 이익공유금과 지원금 제도의 개편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발전단지보다 육지와 연결되는 지점이나 직선거리 등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정하는 현행 제도가 해상풍력과 섬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다.

이정수 신안군 신재생에너지국장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해상풍력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발전단지가 들어서는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제도를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안군이 우선 요구하는 것은 해상풍력 집적화단지의 공동접속설비를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신안 해상풍력 집적화단지에서는 약 3.7기가와트(GW)의 전력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를 신장성 변전소까지 보내기 위해 약 87㎞ 길이의 공동접속설비가 계획돼 있다. 사업비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며 한국전력이 시공하고 11개 발전사업자가 비용을 공동 부담한다.
이 국장은 "공동접속설비가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지정되면 선로가 지나는 5개 시·군 주민에게 숙원사업이나 소득·복지사업 등의 형태로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며 "비용도 정부 재정이 아니라 발전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민참여 대상의 거리 기준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지침은 발전기 반경 10㎞ 안에 있는 육지 해안선이나 섬이 속한 지역 등을 주민참여 대상으로 정한다. 신안군은 섬이 넓게 흩어진 지역 특성과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의 범위를 고려해 이 기준을 최소 15㎞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국장은 해송 해상풍력 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발전단지는 신안군 해역에 조성되지만 가장 가까운 신안군 관할 지역이 거리 기준을 벗어나면 주민참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반면 전력을 육지로 끌어오는 양육지점과 가까운 해남 지역에는 지원금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발전은 신안에서 하는데 이익공유금은 양육지점이 있는 육지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발전단지를 받아들이는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수용성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처마다 다른 섬의 판단 기준도 문제로 꼽았다. 이 국장은 "행정 분야에서는 연륙된 섬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육지로 보지만 에너지 관련 제도에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며 "같은 정부 안에서도 섬의 개념과 거리 산정 기준이 달라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201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조례를 제정했다. 주민이 태양광과 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 일부를 배당받는 방식이다.
이른바 '햇빛연금'으로 불리는 주민 이익공유금은 2019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누적 약 359억원이 지급됐다. 이 국장에 따르면 현재 신안군민의 약 48%가 혜택을 받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지급액은 60~272만원 수준이다.
그는 "과거에는 발전사업자가 수익을 독식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조례가 만들어진 뒤 주민들도 사업에 참여하면 이익을 공유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이익공유제가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상풍력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항만과 송전망, 유지보수 인력 등 산업 기반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형 기자재의 조립과 운송에는 목포 신외항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신안군 안에는 이를 처리할 대형 항만이 부족하다.
신안군은 북부·중부·남부 3개 권역에 해상풍력 유지보수센터를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남해상풍력 2·3단지 등 일부 사업은 주민 수용성과 송전망 확보, 군 작전성 검토 결과에 따라 착공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국장은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남은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발전단지를 받아들이고 생활환경의 변화를 감수하는 주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거리와 지원 기준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