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고물가와 소비 부진, 금융비용 증가라는 ‘민생 3중고’에 대구시가 대규모 처방전을 꺼냈다.
대구로페이 1000억원을 발행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가한다. 전통시장 사은행사도 지난해보다 3.7배 키운다.

추석 한 번 반짝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추석 전부터 가을까지 소비진작 정책을 연속 투입해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10일 대구상인회관에서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민생경제 활력 제고방안’과 ‘추석명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구시가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지역화폐다.
오는 21일부터 대구로페이 1000억원을 발행한다. 할인율은 10%, 1인당 구매한도는 30만원이다.
특히 착한가격업소에서 대구로페이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5%를 추가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기존 할인까지 더하면 최대 15%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민에게는 물가 부담을 낮추고 소상공인에게는 소비를 끌어들이는 ‘쌍방향 마중물’로 대구로페이를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전통시장에도 추석 전부터 소비촉진 자금이 투입된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대구지역 전통시장 24곳에서 농축산물과 수산물을 6만7000원 이상 구매하면 최대 2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한다.
지난해 추석 14곳이었던 참여 시장이 올해 24곳으로 10곳 늘었다.
서문·번개·관문·대명·팔달·신매·월배·서남·와룡시장 등 9곳에서는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대기순번을 문자로 알려주는 모바일 대기시스템도 운영한다.
추석이 끝나도 소비진작 정책은 계속된다.
대구시는 10월 12일부터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사은행사인 ‘대박세일’을 비롯해 골목형상점가 홍보, 골목상권·전통시장 가을축제 등을 묶은 ‘2026 대구 소비진작 특별대책’을 가동한다.
눈에 띄는 것은 대박세일의 규모다.
지난해 9억3000만원이었던 사업비를 올해 35억원으로 늘렸다. 3.7배 수준으로 확대한 셈이다.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80개 전통시장에서 동시에 진행하며 3만원 이상 구매하면 온누리상품권 5000원권, 5만원 이상 구매하면 1만원권을 지급한다.
사은품도 온누리상품권으로 통일해 받은 상품권이 다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소비되도록 설계했다.
대구시는 시민 구매액과 지급되는 온누리상품권을 합치면 이번 행사를 통해 소상공인 매출이 약 188억~286억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목상권도 본격적인 지원 대상이다.
현재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대구지역 골목형상점가는 100곳, 7100여개 점포까지 확대됐지만 시민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대구시 판단이다.
이에 유망 상권 18곳에 입간판과 포토존 등 랜드마크 설치를 지원하고 전체 골목형상점가에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깃발과 스티커를 배부한다.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상권별 이미지와 숏폼 콘텐츠를 제작, SNS 홍보도 강화한다.
10월 12일부터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33곳에서 버스킹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가을축제도 이어간다.

대구 도심의 핵심 상권인 동성로와 교동에는 별도 처방이 들어간다.
동성로에는 2024년부터 5년간 60억원 규모의 상권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상인회가 운영하는 ‘동성로 놀장’과 팝업스토어·거리공연 등을 연계해 체류형 상권으로 키울 계획이다.
교동에는 올해 6월 공모에 선정된 ‘글로컬상권 육성사업’을 본격 투입한다. 내년까지 총 38억원을 들여 외국인 유학생 페스티벌과 교동 테마투어, 상권 통합브랜드 개발 등을 추진한다.
소비진작이 ‘돈 쓰게 하기’라면 5000억원 규모의 추가 금융지원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금융비용을 낮추는 처방이다.
대구시는 대구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이차보전 지원 규모를 기존 1조원에서 1조2500억원으로 2500억원 늘린다.
여기에 전 업종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보증료 지원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통상 1.2%인 보증료율에서 기본 0.5%p를 감면하고 중·저신용자에게는 0.8%p를 감면한다.
5000만원 이하 대출자가 이차보전 2.2%p와 보증료 지원 0.8%p를 모두 적용받을 경우 1년간 최대 3%p, 약 150만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추석 연휴를 위한 안전·복지 대책도 함께 가동한다.
대구시는 민생안정·시민안전·시민편의·풍요누림 등 4개 분야 18개 과제로 추석명절 종합대책을 구성했다.
재난안전상황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비상응급의료체계를 가동한다. 달빛어린이병원 1곳을 추가 지정하고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도 새로 지정해 의료공백을 줄인다.
무료 개방 주차장은 5000면 이상 확대하고 120달구벌콜센터도 연휴 기간 정상 운영한다.
저소득층과 쪽방주민 등 1만4600명에게는 현금·온누리상품권·물품 등 10만원 상당의 생활안정을 지원한다.
돌봄 대상 독거노인 3만2159명의 안부를 연휴 전후 확인하고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대상자 1만5193명은 ICT 장비를 활용해 24시간 안전 모니터링한다.
이날 회의에는 전통시장과 골목형상점가 상인회 13곳을 비롯해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본부, 대구신용보증재단 등도 참석했다.
추경호 시장은 “지역경제가 어려울 땐 즉각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며 “추석 전부터 연말까지 소비진작·상권활성화·금융지원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시름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의 효과가 지속되려면 시민들이 스스로 찾는 경쟁력 있는 상권을 만들어야 한다”며 상인들에게도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