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준비단 사무실 출근 안 해...자택서 자료 검토

용혜인, 준비단 사무실 출근 안 해...자택서 자료 검토

각종 의혹 질문에 "청문회서 소상히" 반복만
"오늘 준비단 사무실 아닌 자택서 자료 검토"
국회 성평등가족위 "오늘 회의 일정 취소 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조정훈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줄곧 침묵으로 일관해 온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돌연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자 정치권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10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오늘 후보자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대신 자택에서 국회가 요청한 자료 등을 검토하며 청문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 후보자는 이 같은 입장을 전날 밤 준비단 측에 전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첫 출근 당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힌 이후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겸직 여부를 비롯해 이른바 '언더조직' 낙태 금지·혼전 순결 교육 문건, 비선 조직 성차별 지침 묵인 의혹, 가족 정당 의혹, 시·도당 사무실 허위 등록 의혹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일 출근길에도 역시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침묵 행진'의 최초 기획자 논란에 관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9일에는 겸직 여부 등 각종 의혹에 대한 물음에 청문회서 답변하겠다고 짦게 답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아예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용 후보자의 대응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기본소득당 신임 지도부 구성 등과 관련해 용 후보자의 겸직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9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 출연해 "용혜인 후보자는 본인이 (장관직 사퇴와 관련해) 결단을 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나중에 국회의원도 못 할 수가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용 후보자는 21대와 22대 총선 모두 민주당이 주도한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기본소득당은 지난 7일 오준호 전 공동대표를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용 의원실 비서관 출신이다. 용 후보자 남편인 박기홍 전략기획부총장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오 대표는 당선 직후 "기본소득과 성 평등은 기본소득당이 추구하는 실질적 자유의 두 핵심"이라며 "이재명 정부 성평등가족부가 성과를 내도록 용혜인 장관과 기본소득당이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용 후보자가 국회의원직과 장관직을 동시에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용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청문회를 앞둔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용 후보자의 남편과 관련한 급여 특혜 의혹과 과거 가족 여행 당시 공항 귀빈실을 이용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고발 사건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 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사청문회에서는 용 후보자 본인의 겸직 논란 뿐 아니라 가족 및 주변 인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의 집중적인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용 후보자가 그동안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미뤄온 각종 의혹에 대해 실제 청문회에서 어느 수준까지 해명할지, 또 이날 갑작스러운 '불 출근'이 단순히 청문회 준비 방식의 변화인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여야는 용 후보자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 일정 조차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용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16일~18일 정도에 했으면 좋겠는데 국민의힘이 그 뒤로 미루자고 해서 협상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 후보자 인사 청문 시한이 오는 22일인 만큼 청문 보고서 채택 논의 일정 등까지 고려해 오는 18일께 인사청문회를 하자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용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이날 공지를 통해 "전체 회의를 한 시간 가량 앞두고 일정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용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 부를 증인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실시 계획서 채택을 위해 오전에 열기로 한 상임위 전체회의가 전격 취소됐다.

/조정훈 기자(jjhji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