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2027학년도 의대 입시부터 경북 학생들에게 새로운 문이 열린다. 하지만 성적만 준비해서는 안 된다. ‘어디에 살았고 어느 지역 중·고등학교를 다녔느냐’가 의대 지원자격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의 거주지와 재학 중·고등학교 소재지가 동일한 진료권에 있어야 진료권 전형에 지원할 수 있어 의대를 목표로 한다면 고등학교 입학 이전부터 자신의 거주지와 학교 선택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새로운 입시 변수가 등장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9일 도내 6개 권역에서 초·중·고 학부모 1600여 명을 대상으로 ‘2027학년도 지역의사선발전형 설명회’를 동시에 개최했다.
고교생 학부모만을 위한 설명회가 아니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학부모까지 대상으로 한 것이 이번 설명회의 특징이다.
지역의사선발전형의 지원자격이 단순히 고등학교 소재지만 따지는 기존 지역인재전형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역의사선발전형은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를 지역에서 직접 선발·양성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시·군·구 묶음인 ‘진료권’과 시·도 단위의 ‘광역권’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경북은 △포항권(포항·영덕·울진·울릉) △경주권(경주·영천·경산·청도) △안동권(안동·의성·청송·영양) △구미권(김천·구미·고령·성주·칠곡) △영주권(영주·예천·봉화) △상주권(상주·문경) 등 6개 진료권으로 나뉜다.

광역권은 대구·경북 전체다.
이에 맞춰 설명회도 포항 포스코 국제관과 경주 계림고, 안동 경북교육청연구원, 구미 경북교육청연수원, 영주교육지원청, 상주교육지원청 등 6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실제 의대 선발 인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27학년도에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49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2028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는 매년 613명을 뽑을 예정이다.
경북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대구·경북권에서는 2027학년도 경북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동국대·영남대 등 5개 의대가 모두 7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진료권 선발이 52명, 대구·경북 광역권 선발이 20명이다.
기존 지역인재전형과 가장 큰 차이는 지원자격이다.
지역인재전형이 주로 출신 고등학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지원자격을 판단했다면 지역의사선발전형은 학생의 거주지와 중·고등학교 소재지 등을 함께 따진다.
특히 진료권 전형의 경우 학생의 거주지와 재학한 중·고등학교 소재지가 동일한 진료권에 있어야 한다.
예컨대 같은 경북지역 안에서도 자신이 어느 진료권에 거주하고 어느 지역 학교에 다녔는지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의대 입시 전략이 고3 원서접수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와 고등학교 선택 단계까지 앞당겨지는 셈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에도 차이가 있다.
기존 지역인재전형이 주로 3개 영역 등급 합 4를 적용하는 데 비해 지역의사선발전형 진료권 전형은 3개 영역 등급 합 5가 적용된다.
다만 입학 문턱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의대에 진학한 학생은 졸업 이후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서 최소 10년간 의무복무해야 한다.
따라서 의대 진학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장기간 지역의료에 종사해야 한다는 책임도 함께 지는 전형이다.
이날 설명회에 1600여 명의 학부모가 사전 신청한 것도 이런 복잡한 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학부모는 “일반적인 입시 정보가 아니라 경북지역 진료권과 실제 지원자격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 자녀의 진로와 학교 선택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이날 구미권 설명회장을 찾아 “지역의사선발전형의 경북 진료권 전형은 경북 학생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진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경북에서 배우고 성장해 고향의 의료를 책임지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북교육청이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