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정위 현장조사 자료제출명령 첫 제동…"무단 열람 없어"

법원, 공정위 현장조사 자료제출명령 첫 제동…"무단 열람 없어"

직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제출명령 효력, 내년 1월까지 정지
"임의조사 범위 일탈" 한화 주장 받아들여져…본안 확정 때까지는 기각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에 내린 자료 제출명령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공정위 현장조사와 관련해 법원이 제동을 건 첫 사례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지난 9일 한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2026아1394)에서 "공정위가 한화에게 한 2026년 7월7일자 보고·제출명령 처분 및 2026년 7월27일자 자료 제출명령 처분의 각 효력을 2027년 1월 31일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지난달 6일 접수된 이 사건은 심문기일을 거쳐 한 달여 만에 일부인용으로 결론이 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화

공정위는 한화의 브랜드 사용료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월23일부터 7월8일까지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직원 개인 휴대전화 내 문자메시지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1차 제출명령은 7월7일 내려졌고, 한화 측이 응하지 않자 공정위는 7월27일 2차로 문자메시지 캡처본을 저장한 USB 제출을 요청했다.

한화는 조사 과정 자체가 위법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제출명령 효력정지를 신청했다. 사전 협의 없이 장기간 조사가 이뤄졌고, 조사 공무원이 직원 개인 휴대전화를 동의 없이 열람한 뒤 약 30시간가량 강제로 보관(영치)했으며, 변호사가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열람이 계속됐다는 것이다. 공정위 행정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조사'인데 사실상 강제수사와 유사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한화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공정위의 제출명령 효력으로 한화 측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출명령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7월7일자 보고·제출명령의 경우 이미 제출 기한이 지나 효력정지 신청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출명령의 제출 기한은 효력 기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한화가 해당 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점" 등을 들어 "한화 측의 법률상 이익 침해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한화 측이 요청한 대로 본안 사건(서울고법 2026누5343) 판결 확정일까지 무기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주장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지 기한을 2027년 1월31일까지로 못박아, 본안 소송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다퉈질 여지를 남겼다.

공정위는 "7월 한화 현장조사 과정에서 특정 임직원의 휴대폰 문자메시지 및 USB에 대한 공정위의 자료제출명령 취소소송과 관련한 서울고법의 결정은 조사 절차상의 위법성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면서 "자료제출명령의 적법성은 본안 소송에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공정위는 "조사공무원은 변호인과 피조사인의 사전 동의를 얻은 뒤 휴대전화를 조사했으며, 문자메시지 내역을 무단으로 열람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