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애플이 건강 관리와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애플워치 시리즈12'와 '애플워치 울트라4'를 공개했다.
심박수와 수면 등을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그날의 몸 상태를 알려준다. 주변 소리를 알아듣고 지나간 대화를 다시 확인하거나 회의 내용을 요약해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애플워치 시리즈12와 애플워치 울트라4를 선보였다.
애플은 신제품의 건강 센서를 새롭게 설계했다. 손목과 맞닿는 센서 구조를 개선하고 빛을 이용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부품도 바꿨다. 운동하며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심박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다.
측정 횟수도 크게 늘었다. 애플에 따르면 신제품은 심박수 데이터를 이전보다 60배 자주 측정한다. 스트레스와 신체 회복 상태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심박변이도(HRV)는 최대 5분마다 확인한다. 기존보다 측정 빈도가 4배 높아졌다.
애플은 수백명을 대상으로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등을 진행해 성능을 검증했다. 가슴에 착용하는 심박 센서를 기준으로 다른 웨어러블 기기와 비교한 결과, 애플워치가 웨어러블 가운데 가장 정확한 심박수 측정 성능을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측정한 건강 데이터는 AI가 분석한다. 새롭게 도입된 '레디니스(Readiness)'는 최근 활동량과 건강 지표, 수면 상태 등을 종합해 매일 아침 사용자의 몸 상태를 하나의 점수로 보여준다. 운동을 더 해도 될지, 휴식이 필요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몸 상태가 달라지면 점수도 하루 중 바뀐다.

아이폰 건강 앱도 새롭게 바뀐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애플워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골라 보여준다. 최근 잠을 평소보다 적게 잤거나 최대산소섭취량(VO₂ max)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면 이를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주는 식이다.
미국에서는 의료 데이터와의 연결도 확대한다. 자신의 의료 기록을 건강 앱과 연동할 수 있고, 진단검사 업체 퀘스트(Quest)를 통해 119달러에 50개 이상의 건강 지표를 검사하는 상품도 이용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애플워치가 평소 측정한 건강 데이터와 함께 아이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주변 소리를 AI가 이해하는 '오디오 인텔리전스(Audio Intelligence)'다.
애플워치가 사이렌과 경보음, 초인종, 아기가 우는 소리 등을 듣고 어떤 소리인지 판단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아이폰이 주변에 없어도 작동한다. 애플은 청각장애인이나 난청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놓친 대화를 되돌려볼 수도 있다. '라이브 리와인드(Live Rewind)'를 이용하면 방금 지나간 15초 분량의 대화를 글로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이 추천한 책 이름을 놓쳤거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을 때 다시 확인하고 해당 내용에 대해 시리에게 질문할 수 있다.

'시리 리캡(Siri Recap)'은 회의나 대화 내용을 AI로 정리해준다. 업무 회의나 학부모 상담 등이 끝나면 대화를 바탕으로 제목과 요약, 핵심 내용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회사에 있을 때만 작동하도록 시간을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은 이 과정에서 음성 녹음 파일을 만들거나 저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처리 과정에 쓰이는 원본 음성에는 애플도 접근할 수 없으며,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를 구분해 저장하지도 않는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렸다. 애플은 신제품을 한 번 충전하면 최대 이틀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울트라4는 장시간 운동을 위한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렸다.
가격은 전작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애플워치 시리즈12는 399달러부터, 애플워치 울트라4는 799달러부터다. 두 제품 모두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오는 18일부터 판매된다.

애플은 이날 무선 이어폰 ‘에어팟5’도 함께 공개했다. 오픈형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의 소음 감소 성능을 전작보다 50% 높였다. 주변 상황에 따라 소음 차단 정도를 알아서 조절하는 적응형 오디오도 지원한다.
에어팟에서도 애플 인텔리전스와 새로운 시리를 활용할 수 있다. 에어팟5 가격은 129달러부터이며 음량 조절과 무선 충전 등을 지원하는 상위 모델은 149달러다.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오는 18일부터 판매한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