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주총 결과 존중…이사회 견제 역할 다할 것"

영풍·MBK "주총 결과 존중…이사회 견제 역할 다할 것"

추천 후보 2명 독립이사 선임…이사회 진입 인사 총 7명
감사위원 표 대결은 최윤범 측 승리…박유경 후보 선임 불발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추천 후보 2명을 독립이사로 진입시키며 이사회 내 이사를 7명으로 늘렸다. 다만 양측의 실질적인 표 대결이 벌어진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고려아연 측 후보가 승리했다.

영풍·MBK는 주총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새 감사위원에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둘러싼 투자 및 내부통제 논란을 독립적으로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9일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해 개회를 알리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고려아연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제53기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선임했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를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도 가결됐다.

집중투표로 진행된 독립이사 선임에서는 영풍·MBK 측이 추천한 심혜섭 변호사와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득표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고려아연 측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감사위원 선임 표 대결에서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단국대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가 출석 주주의 81.8% 찬성으로 선임됐다. 영풍·MBK가 주주 공개추천과 외부 심사를 거쳐 내세운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은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번 선임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이사 12명과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사 7명 등 총 19명으로 재편됐다. 기존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 등 1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양측이 독립이사 2명씩을 추가한 가운데 감사위원 자리를 확보한 최 회장 측이 이사회 내 우위를 유지하게 됐다.

영풍·MBK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주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심혜섭 후보와 이준봉 후보를 지지한 주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추천 이사가 총 7명으로 늘어난 것은 전문성과 독립적 판단을 토대로 이사회의 견제·감시 기능을 수행하라는 주주들의 책임 부여"라고 밝혔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참석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영풍·MBK는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최 회장 측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논란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 일가가 먼저 투자한 비상장기업에 고려아연 자금이 후속 투입된 과정과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자본잠식 상태였던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한 경위 및 가격 적정성 등을 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금융당국의 제재로 이어진 회계처리·내부통제 문제와 해외 계열사를 활용한 상호주 구조, 이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던 조치에 대해서도 이사회 차원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나타냈다. 영풍·MBK는 "선임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주주에게 열린 공개추천과 독립적인 외부 심사를 통해 감사위원 후보를 선정한 것은 자본시장의 이사 후보 추천 절차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이사회에도 감사위원 후보 추천 절차를 주주들에게 개방하고 외부 검증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영풍·MBK는 향후에도 공개추천과 독립적인 외부 심사를 거쳐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로 선임된 백 감사위원에게는 최 회장 측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영풍·MBK는 "이번 선임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라 독립적 검증과 감사 책임의 시작"이라며 투자 의사결정 과정과 이해상충 당사자의 관여 여부, 투자금 회수 가능성 및 손실 책임 등을 확인해 주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이번 임시주총을 경영권에 대한 신임투표로 해석하는 데에도 선을 그었다. 이들은 "독립이사와 감사위원은 어느 한쪽 진영의 자리가 아니다"며 "추천 주체와 관계없이 고려아연과 전체 주주의 이익을 기준으로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