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제주 제2공항 사업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는 갈등조정협의회가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제주도는 내년 상반기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달 말 출범을 목표로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갈등조정협의회는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와 여론조사, 주민 여론 수렴 등에서 파생되는 갈등 해결 절차와 방식을 마련하는 기구다. 아울러 내년 1월까지 제2공항 여부를 판가름할 의견수렴 방식을 결정한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환경영향평가 초안 제출 전에는 항공 수요와 주민 보상, 상생 대책 등을 검토하고, 초안 발표 후에는 환경 검증 역할을 해왔던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의 지위도 겸한다.
핵심은 이 협의회가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의결기구는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8일 위성곤 도지사는 내년 상반기 제2공항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3대 방침을 제시했다. 3대 방침은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되면 중점평가사업 지정 ▷전문기관 교차검증 확대 ▷도의회 동의에 앞선 도민의견 수렴이다.
문제는 법적 구속력이 없이 출범하는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가 국책 사업의 향방을 판단할 수 있느냐다. 특히 지난 10여 년을 끌어 온 찬반 갈등을 해소하고, 도민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찬·반 진영은 갈등조정협의회를 놓고 또다시 대치 정국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위 지사의 3대 방침이 발표되자 다음날(9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가칭)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은 원칙적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진행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은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보고서가 나오면 도의회 통과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단체인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도민결정을 통한 제2공항 갈등해결 방침을 환영한다"며 도민 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제주도정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갈등조정자의 역할을 견지해야 한다"며 위성곤 도지사는 도민결정권 실현을 위한 일관된 행보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갈등조정협의회의가 도민 결정 방법과 절차를 결정하는 핵심 기구라는 주장도 폈다.
비상도민회의는 "도민결정권의 방법으로 주민투표, 공론화 조사, 여론조사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제2공항 갈등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민투표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해소위원회 구성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019년 11월 '제2공항건설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를 구성해 도민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공론화' 표현을 놓고 진통 끝에 '도민 공론화 지원' 문구를 뺀 위원회 명칭으로 수정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위원회는 7차례에 걸친 토론회를 개최하며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관련한 도민 의견을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냈으나, 지역별 찬·반이 엇갈리고, 이해 관계자들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오히려 갈등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제주도는 조만간 갈등조정협의회의 운영안을 마련하고, 사회협약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협의회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 전 쟁점 논의와 더불어 보고서 제출 후 환경갈등 조정·환경 검증을 수행한 뒤 2027년 1월까지 도민 의견수렴 방식을 결정한다.
도는 내년 상반기 도민 의견수렴이 완료되면 도의회 심의를 거친 후 국토부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