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까지 점령한 '불닭열풍'…식품가 '매운맛 신드롬'

과자까지 점령한 '불닭열풍'…식품가 '매운맛 신드롬'

라이스페이퍼쌈·콘치즈까지…유튜브 1억뷰 돌파
국가별 맞춤형 로컬맛 접목⋯해외시장 인기 굳건
투썸·두찜 등 잇단 협업메뉴 출시⋯품절·완판 행렬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라면에서 출발한 '불닭' 브랜드가 대한민국 식품업계 흥행공식으로 완전히 뿌리내렸다. 출시 10년을 훌쩍 넘긴 불닭은 소비자 창작 레시피와 현지화 전략을 발판 삼아 피자와 샌드위치를 넘어 이제 과자시장까지 파고들었다. 잇따른 협업제품 흥행이 입증되면서 업계 전체가 '검증된 매운맛'에 주목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3일 '꼬북칩 까르보나라 맵닭맛'을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매운맛에 까르보나라 풍미를 더해 최근 스낵시장에 번진 불닭류 열풍을 정조준했다.

스윙칩 까르보나라 불닭맛. [사진=오리온]

앞서 석달 전에는 인기스낵 '스윙칩'이 매운옷을 입었다. 오리온은 지난 6월 '스윙칩 까르보나라불닭맛'을 출시, 기존 스낵에 매운맛을 접목했다. 시장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제품출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맛 인증 행렬이 이어졌고 입소문을 탄 불닭맛은 기존 인기과자 라인업 전체로 뻗어나가는 기폭제가 됐다.

사실 스낵시장에서 불닭 확장 가능성은 해외에서 먼저 검증됐다. 삼양식품이 2024년 6월 일본시장에 내놓은 '불닭 포테이토칩'은 출시 한달여만에 30만봉이 팔리며 현지 K-스낵 판매순위 2위 자리를 꿰찼다. 현지 판매처도 2000여곳에서 3000여곳으로 늘었고 일부지역 매장에서는 물량이 완판됐다. 현지 대형 슈퍼마켓측이 직접 '불닭 전용 진열대' 설치를 제안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스낵류에서도 불닭이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은 SNS를 통해 쌓은 글로벌 인지도에 있다. 지난 2010년대 확산된 '불닭 챌린지' 열풍속에서 먹방 콘텐츠가 쏟아졌고 유명인사들도 가세했다.

실제 미국 유명래퍼 카디 비가 지난 2024년 까르보불닭을 조리과정을 담아 틱톡에 올린 영상은 게시 한달만에 조회수 3200만회를 훌쩍 넘겼다. 여기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 등 정상급 K-팝 스타들이 불닭을 즐기는 일상이 거듭 화제를 모았다.

카디비가 불닭 까르보나라 맛을 조리하고 있다. [사진=카디비 SNS]

10여년전 지펴진 '불닭열풍'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구글 트렌드내 'buldak' 유튜브 검색 관심도는 올해 7월말부터 8월초 사이 역대 최고치인 100을 찍었다. 불닭 글로벌 공식 글로벌 틱톡계정 팔로워 역시 지난해 6월 100만 고지를 넘어선 뒤 반년만에 약 2배로 급증했다. 올해 선보인 글로벌 캠페인 영상 역시 공개 두달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회를 가볍게 돌파했다.

소비자들이 불닭을 즐기는 방식 또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불닭 라이스페이퍼쌈'부터 '콘치즈 불닭'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직접 개발한 조합들은 SNS를 타고 새로운 식문화 유행으로 번졌다. 하나의 오리지널 제품에서 다양한 조리법이 파생되면서 소비자 흥미를 꾸준히 유발하는 핵심동력이 됐다. 이러한 변주과정를 거치며 '불닭맛'은 쉽게 물리지 않는 대중적 맛으로 안착했다.

매운맛 진입장벽을 낮추고 현지 식문화를 파고든 전략 또한 주효했다. 치즈와 까르보나라·로제소스로 매운맛을 부드럽게 풀어낸데 이어 해외시장에서는 야키소바와 하바네로라임·똠얌·푸팟퐁커리·타코 등 각 국가별 로컬식문화를 과감하게 접목한 맞춤형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고유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두터운 소비자층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국가별 입맛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라인업을 꾸준히 넓혀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 '불닭치킨 바게트 샌드위치', '불닭 콘치즈 파니니'. [사진=투썸플레이스 ]

불닭의 '흥행불패' 공식은 스낵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불닭 협업메뉴 판매기간 파니니 제품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71% 급증했다. 외식브랜드 두찜이 선보인 '불닭로제찜닭' 역시 출시 5개월 만에 50만개 판매기록을 세웠다. 분식브랜드 스쿨푸드가 내놓은 '불닭 시리즈' 또한 출시 3주만에 판매량 1만개를 돌파하며 일부 가맹점에서 품절사태를 빚었다.

샌드위치와 찜닭·피자 등 외식메뉴 전반에서 검증된 불닭맛 확장세가 이제 제과·스낵시장 전체로 고스란히 옮겨붙은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닭 브랜드는 이미 해외시장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확보한 데다 어떠한 식재료와도 손쉽게 어우러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며 "최근 협업상품에서 실제 매출성과가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불닭맛을 접목하려는 식품기업들 시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