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금 만든다고 지방 몫 가져가나”…추경호, 행안부 차관 면전서 ‘교부세 사수’

“미래기금 만든다고 지방 몫 가져가나”…추경호, 행안부 차관 면전서 ‘교부세 사수’

김민재 차관 “미래대응기금 협조해 달라”…추 시장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방 자주재원 축소 안돼”
“교부세 먼저 지방에 배분하고 남는 증가분 활용해야”…TK통합특별법 연내 처리도 요청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원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대구시청을 찾은 행정안전부 차관에게 “미래를 위한 기금이 지방의 미래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지방교부세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구시는 추 시장이 지난 8일 시청을 방문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과 만나 미래대응기금을 비롯해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지방재정 확충 등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추경호 대구시장(왼쪽)이 대구시청을 찾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이날 면담에서 김 차관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기금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추 시장의 답은 분명했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기금 신설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지방교부세 기준에 따라 지방정부로 돌아가야 할 돈을 떼어 기금을 만드는 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 시장은 현행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내국세 가운데 지방에 배분하도록 돼 있는 재원을 먼저 지방정부에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다음 남는 내국세 증가분을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래대응기금이 필요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을 어디에서 가져올 것이냐’가 쟁점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번 면담은 경북도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지방재정 감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전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국민의힘 경북 국회의원들이 국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지방재정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한 데 이어 추 시장까지 정부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래대응기금 재원 문제를 둘러싼 TK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추 시장은 이날 미래대응기금 문제와 함께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테이블에 올렸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2026년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합 논의를 장기 과제로 남겨두기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갈수록 악화하는 지방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요구했다.

추 시장은 장기간 이어지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세의 핵심인 취득세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복지비와 인건비, 국비 지원사업에 따라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법정·의무지출은 계속 증가하면서 지방재정의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방교부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국세와 지방세 구조에서 지방세 비율을 높여 지방정부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자주재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추 시장은 “이번 면담을 통해 미래를 위한 기금이 지방의 미래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지방재정 확충 등 지역 핵심 과제가 실질적으로 진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