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시장에 뜻밖의 '선구매' 효과를 만들고 있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소비자들이 구매 시기를 앞당기면서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2억750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감소세는 이어졌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역설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렸다.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르면 스마트폰 원가도 높아져 내년 신제품 가격이 또 오를 수 있다. 이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게 트렌드포스의 분석이다.
일부 스마트폰 업체들이 메모리 가격 급등에 대응해 생산 계획을 지나치게 줄였다가 다시 물량을 늘린 영향도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10억5000만대에서 10억7000만대로 높였다. 전년 대비 감소율 전망도 16%에서 14%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 변화 속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2분기 스마트폰 생산량은 620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약 7% 늘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5200만대로 뒤를 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달 임직원 설명회에서 하반기 주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제시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도 수익성에 부담을 받고 있지만 경쟁사 역시 같은 상황인 만큼 오히려 시장 주도권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저가폰의 생산 방식도 바꾸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보급형·중급형 스마트폰의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크게 늘렸다고 분석했다. 제품 설계부터 생산까지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비용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지키는 방식이다.
다만 올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수요 증가가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이라기보다 미래의 구매 수요를 미리 끌어온 결과"라며 "내년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스마트폰 시장의 부담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