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하정우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8일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민간에게만 맡겨서 제대로 AI 경쟁을 할 수 있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민간과 정부가 원팀이 돼야 한다. 정부는 법적·제도적·예산 등을 지원하고, 실제 실행과 연구·개발 투자는 기업이 하는 것이 원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하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국가AI전략위원회에서 열린 출범 1주년 성과보고회에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 중인 국내 AI 산업이 향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민간 기업이 프런티어 AI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정부도 법·제도적 지원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역시 정부가 AI 산업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 부위원장은 "정부가 혼자 해서 안 되고 기업이 혼자 하기에는 벅차다"며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지원 없이도 돌아가는 AI 생태계 만들어야"
다만 하 부위원장은 국내 AI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봤다. 이를 위한 첫 출발점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AI'를 꼽았다.
그는 "장기적으로 독립하기 위한 첫 출발점이 모두의 AI라고 생각한다"며 AI 비서나 에이전트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다시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 품질과 이용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서비스 가치를 인정해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단계에 이르면 정부 지원을 줄여도 생태계가 스스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 부위원장은 "정부가 페이드아웃(Fade-out)해도 알아서 돌아가는 체계, 그 체계가 국내에서만 도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도는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모두의 AI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AIDC 인프라 보유국 아닌 '지능 수출국' 구상
한국을 단순한 AI 인프라 보유국이 아닌 '지능 수출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하 부위원장은 "메가프로젝트 등을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건 이 데이터센터로 임대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데이터센터라는 시설 또는 기능을 통해서 지능 수출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력과 메모리 반도체, GPU·국산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산업 현장의 로봇 제어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토큰 팩토리' 생태계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AI 역량을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AI 풀스택 생태계의 과제로는 상용화와 산업 적용 속도를 거론했다.
그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상용화 속도가 조금 더 빨리 가야 할 것 같다"며 "프런티어 AI나 AI 애플리케이션을 산업에 적용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풀스택 AI 수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파모 평가 개선 필요성…전략위 '프로젝트·성과 중심' 전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 부위원장은 "1차 때도 그렇고 2차 때도 그렇고 아쉬운 점이 나오는 것 같다"며 "본질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프런티어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평가 방법과 평가 기준, 실행 체계를 과기정통부와 전략위원회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개선된 방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국가AI전략위 운영도 분과 중심에서 프로젝트·성과 중심으로 바꿀 방침이다. 하 부위원장은 "결과물이 명확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성과를 만들어보겠다"며 여러 분과를 가로지르는 과제를 중심으로 조직 운영 체계를 효율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AI 경쟁의 향방을 가를 시기에 대해 "2030년까지는 최소한 골든타임"이라며 "글로벌 간 AI 경쟁이 심화되는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 정책적인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AI전략위는 앞으로 급변하는 AI 기술 환경에 맞춰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을 지속 고도화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범부처 사업 간 조정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