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의 공식 설계 파트너인 세미파이브가 삼성의 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첫 대규모 양산에 나섰다.
세미파이브는 AI 반도체 기업 하이퍼엑셀(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데이터센터용 AI 추론 칩 '베르다(Bertha)'의 대규모 양산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세미파이브는 초도 양산 계약에 이어 하이퍼엑셀의 서비스 확대에 따른 추가 PO(구매주문서) 수주도 예상돼 향후 양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4나노 공정을 적용한 베르다는 면적 500㎟가 넘는 대면적 '빅다이(Big Die)' 칩으로 설계됐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추론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칩 면적이 커질수록 전력과 열을 관리하고 수율(정상품 비율)을 확보하는 작업이 까다로워지는 만큼 높은 수준의 설계와 검증 기술이 필요하다.
세미파이브는 반도체 설계 단계인 프론트엔드 설계와 검증부터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테스트, 양산 공급까지 전 과정을 맡았다.
단순히 칩 설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 전 과정을 아우르는 '완결형 턴키 솔루션'을 통해 AI 반도체 칩을 양산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양산은 세미파이브의 AI 반도체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한화비전의 보안 카메라용 AI 반도체 '와이즈넷9'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2분기에는 일본 고객사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AI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다.
이어 3분기에는 데이터센터용 AI 추론 가속기까지 양산하면서 AI 반도체 양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세미파이브의 올해 상반기 양산 신규 수주액도 42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212억원)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1분기 156억원에서 2분기 267억원으로 71% 증가했다. 2분기 신규 수주 가운데 해외 비중은 45%까지 올랐다.
특히 단발성 개발(NRE) 중심 사업에서 실제 제품 양산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AI가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며 데이터센터 시장의 ASIC 가속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500㎟ 이상 대면적 칩을 설계부터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최선단 공정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앞으로도 고객사의 제품 로드맵에 맞춘 양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안 카메라와 HPC에 이어 데이터센터까지 적용 분야를 넓히면서 AI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 아우르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