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반세기 넘게 숙련 작업자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온 천안 호두과자 제조공정에 인공지능(AI)이 들어간다.
반죽 배합과 가열·냉각 온도 관리, 제품 외관검사, 위생관리까지 AI와 데이터로 관리해 전통 식품 제조업의 스마트공장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천안 향토 식품기업 대신제과는 정부 지원 ‘인공지능 제조혁신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사업 규모는 국비 16억원을 포함해 모두 23억원이다.
사업명은 ‘AI 머신비전 기반 지능형 검사 및 공정 제어 시스템 고도화’다.
1972년 창립한 대신제과는 50년 넘게 천안을 기반으로 호두과자를 생산해온 지역 대표 식품기업이다.
이번 사업은 기술 역량과 재무 건전성, 사업 수행 능력 등을 평가하는 서류·대면 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선정됐다.
핵심은 호두과자 제조공정의 ‘감각’을 ‘데이터’로 바꾸는 것이다.
대신제과는 천안 제1·2공장 6개 핵심 공정에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 4개 모듈을 적용할 계획이다.

반죽 배합과 가열·냉각 과정에서는 AI 카메라와 열화상 센서가 공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생산라인에 설치되는 비전카메라는 완성된 제품의 외관과 품질 상태를 자동으로 검사해 불량 여부를 즉시 판정한다.
그동안 숙련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판단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표준화하는 것이다.
원재료 입·출고 계수와 작업자 위생관리에도 AI 기술을 적용한다.
공정 편차로 발생하는 불량과 원재료 폐기 손실을 줄이고 전체 공정 불량률을 20%포인트 이상 낮추는 것이 목표다.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관리 방식도 바뀐다.
현재 종이 일지로 관리하는 6개 중요관리점 기록을 전자증적 자동 기록 방식으로 전환해 품질이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축적해 식품 안전에 대한 추적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신제과는 AI 전환을 위한 생산 기반도 이미 구축해왔다.
2020년 천안공장 부지에 신축한 제2동은 연면적 2000㎡ 규모로 밀폐형 설비와 전 공정 자동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원료는 사일로에 보관한 뒤 배관을 통해 이송하고 센서를 이용해 자동 계량한다.
밀폐형 교반과 자동 배수·펌프 이송, 버티컬 자동포장까지 앙금과 반죽 생산 과정 곳곳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했다.
생산관리시스템(MES)을 중심으로 한 공정관리 현대화도 진행해왔다.
MES를 통해 설비 가동상태와 작업자, 비가동 시간, 불량, 재고 등을 실시간으로 전산 관리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AI 품질검사와 데이터 분석 기술까지 결합하면 제품 기획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연결하는 지능형 공장 구축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사업은 웨어러블 카메라 전문기업 링크플로우, AI 솔루션 기업 애니랙티브, 시스템통합 전문기업 BR인포텍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진행한다.
대신제과도 자체 생산·품질 전문 인력을 투입해 실제 호두과자 제조현장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신제과는 홍익회(현 코레일) 납품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약 200곳과 코레일 역사, 직영매장 등에 호두과자 완제품과 반죽·앙금 반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5년 HACCP 인증을 받았고 지난해 재인증을 완료했다.
쌀가루를 활용한 호두과자 제조방법 등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민경묵 대표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철도역, 면세점에서 전국 소비자를 만나온 천안 호두과자가 이제 데이터와 AI로 품질을 증명하는 시대를 열게 됐다”며 “55년 전통의 맛을 첨단기술로 지켜내는 스마트공장을 완성해 지역 대표 식품기업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