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정부가 10년 뒤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미래 기술 찾기에 나섰다.
나노로봇과 뉴로모픽 반도체, 스스로 손상을 회복하는 소재, 우주에서 적은 전력으로 작동하는 컴퓨팅 기술 등 26개 후보 가운데 3개를 골라 집중 지원한다.

산업통상부는 8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미래 판기술 프로젝트'의 2027년 신규 테마를 발굴하기 위한 그랜드챌린지위원회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홍순국 한국공학한림원 상임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의 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후보 기술을 검토해 오는 12월 말 신규 테마 3개를 최종 선정한다.
'미래 판기술'은 성공하기 어렵더라도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정부가 장기간 지원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이다.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총 3026억원을 투입하며 이 가운데 국비는 2726억원이다.
지원 방식도 일반적인 R&D 사업과 다르다. 정부가 하나의 기술이나 연구팀을 처음부터 정하는 대신 큰 기술 분야를 '테마'로 정하고 여러 연구팀이 경쟁하도록 한다. 단계별 평가를 거쳐 가능성이 높은 연구에 지원을 집중한다.
연구실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품과 사업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지원한다. 원천기술 개발부터 실증과 생산공정, 초기 시장 창출까지 연계하고 특허 확보와 사업화 전략, 민간 투자 유치도 돕는다.
지난해에는 첫 테마로 인공근육 전신구동 로봇과 불소계 유해물질(PFAS)을 대체하는 소재·공정, 3D 공간지능 등 3개를 선정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인공근육 전신구동 로봇은 기존 모터 대신 인공근육을 활용해 사람처럼 유연하고 정밀하게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다. 3D 공간지능은 인공지능(AI)이 주변 공간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움직임이나 기기를 제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산업부는 두 번째 테마를 찾기 위해 국내외 기술과 시장, 정책 동향을 분석해 67개 유망 기술 분야와 925개 핵심 기술을 검토했다. 산업계와 학계의 의견뿐 아니라 국내외 공상과학(SF) 콘텐츠 600여건과 AI도 활용했다. SF 속 상상이나 아이디어 가운데 실제 미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까지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나노 크기의 초소형 로봇인 '나노로봇', 사람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해 전력 소모를 줄이는 'X-브레인 뉴로모픽 반도체',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하거나 환경 변화에 맞춰 성질을 바꾸는 '자율회복·자가적응 지능소재', 우주에서도 적은 전력으로 작동하는 '초저전력 우주 컴퓨팅' 등 26개 후보를 추렸다.
위원회는 기술 수준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 수 있는지,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따져 최종 3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민우 산업부 산업성장실장은 "현재 잘하고 있는 기술이 아니라 10년 뒤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도전하는 사업"이라며 "세계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해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