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또 '인사 참사'…'쇄신' 대신 '부실 검증' 책임론 확산[여의뷰]

靑, 또 '인사 참사'…'쇄신' 대신 '부실 검증' 책임론 확산[여의뷰]

첫 내각부터 2기 개각까지 반복된 후보자 검증 논란
외연 확장 무색한 '탕평 인사'…결국 또 '검증 부실' 역풍
與도 "검증 단위 다시 봐야"…인사검증 시스템 도마에
정성호·김용범까지 퇴장…지지율 하락 속 인적 부담 가중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기 개각'을 단행하며 국정 운영의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인사 난맥상'이 반복되면서 이재명 정부도 '인사 잔혹사'를 피해 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과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마저 잇달아 떠나면서, 인사 검증은 물론 국정을 함께 이끌어갈 인적 구성에서도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나온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2026.9.6 [사진=연합뉴스]

첫 내각 인사부터 불거진 '인사 검증' 논란

인사 논란은 출범 초기부터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기 조각 당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의원 보좌진에게 자택 변기 수리와 음식물쓰레기 처리 등과 같은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이 일며 야당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역임한 정영애 전 장관이 강 후보자가 지역구 민원 해결이 어렵다는 설명을 듣자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며 이른바 '예산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성균관대 겸임교수 시절 수업을 불성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추가로 불거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강 후보자는 결국 지명 3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 역시 지명 직후 자녀 조기 유학,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자, 지명 21일 만에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강선우·이진숙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랐지만, 당시 대통령실은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도 부실 검증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엄정한 검증과 함께 좀 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에 있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적 보완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부실 검증'을 인정하기도 했다. 출범 첫 내각에서부터 인사 검증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작년 7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이진숙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진=곽영래 기자]

'탕평' 인사에서도 '부실 검증' 반복

이 대통령은 인재 풀을 넓히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탕평·통합 인사를 강조했지만, 인사 검증 논란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올해 1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는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보수 정당 출신 이 후보자를 발탁하며 '통합' 메시지를 냈지만, 장남의 대학 특례 입학 의혹과 '로또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고 국민도 문제의식을 가지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이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곤혹스러운 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그쪽 (보수) 진영에서 공천을 무려 다섯 번 받아서 세 번씩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인데 자기들끼리만 아는 그 정보로 영화 '대부'에서 배신자 처단하듯이 공격하면 우리로선 알기 어렵다"며 "이게 정치인가, 이게 현실인가 싶다"고 인사 검증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뜻을 줄곧 고수했지만, 청문회에서도 이 후보자의 해명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결국 지명 28일 만에 지명을 철회했다.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올해 1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용혜인 이어 김승원까지...2기 개각도 '인사 난맥상'

인사 검증의 난맥상은 최근 '2기 개각'에서도 이어졌다. '쇄신'을 내세운 2기 개각이 인사 논란에 발목을 잡히면서 개각의 취지가 빛을 바랬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 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이력으로 야당으로부터 '공소 취소용 장관'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신약 임상시험 청탁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김 후보자의 해명에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용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고, 남편의 기본소득당 당직·급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진보정당과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는 2020~2024년 사용한 정치자금 5억395만여원 가운데 58.3%인 2억9360만원을 기본소득당 특별당비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용 후보자의 남편인 박모씨가 기본소득당의 유급 당직자로 근무하며 급여를 받은 점을 들어, 용 후보자가 낸 특별당비 일부가 배우자 급여로 귀속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용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과거 용 후보자의 노동당 활동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용 후보자가 몸담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언더조직'에 성희롱 발언 등 성차별적 문화가 만연했고, 당시 관련 단체 대표였던 용 후보자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내부 주장도 나왔다. 용 후보자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 지명자와 관련해 세간에서 제기되는 여러 질문과 의구심은 인사청문 과정을 통해 소명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일단 청문회까지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곽영래 기자]

'지지율 추락' 속 핵심 참모까지 '이탈'

국정을 함께 이끌어온 핵심 인사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의 인적 관리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정부 출범과 함께 검찰 개혁을 이끌었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과 경제·산업·재정 분야 등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온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상징적이다. 특히 김 전 실장은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며 한미 통상 협상과 국민성장펀드, 3대 메가프로젝트 등 굵직한 경제 현안을 조율해 왔던 인사로 '2기 개각' 발표시 교체 명단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사퇴하면서 뒷말을 낳았다.

이처럼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부터 최근까지 '인사 발표→과거 이력과 의혹을 둘러싼 논란→청문 과정에서 검증→지명 철회 및 낙마'라는 악순환은 국정 수행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2기 개각' 이후 지난 1~3일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에 대한 직무 수행 긍정 평가 비율은 직전 조사보다 2%p 떨어진 40%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비율은 51%로 직전 조사보다 1%p 올라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 23%로 가장 높았지만, 인사를 꼽은 비율은 직전 1%에서 8%p 증가한 9%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이번주 인사 문제 지적 증가는 6개 부처 장관 교체 인선 여파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응답률 10.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다.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번 '2기 개각' 중 용 후보자 인사에 대해서는 논란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실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두 개의 영역(장관과 의원)을 같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본 관례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면서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단위를 다시 봐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4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사실 저는 청와대에서도 이 논란은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흠결이 없는 사람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결국 청와대 자체 검증시스템 전반을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길이 없다. 그 속에서 국민 눈높이 안에 있는 인선을 해야 그나마 덜 시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