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오염토 추가 확인⋯정화율 53.6% 그쳐

영풍 석포제련소, 오염토 추가 확인⋯정화율 53.6% 그쳐

행정명령 대상 81만5203㎥⋯추가 오염토만 12만5000㎥ 확인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의 토양오염 범위가 당초 행정당국이 파악한 규모보다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 석포제련소 무방류 시스템(ZLD) 전경 [사진=영풍]

4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경북도로부터 제출받은 '석포제련소 토양정화사업 토양정화 이행률' 자료에는 행정명령 이후 실제 굴착·정화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오염토가 12만500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 석포제련소의 전체 행정명령 대상 정화 물량은 81만5203.7㎥였다. 특히 구리 추출을 위한 중간재인 동스파이스를 보관하는 장소에서는 당초 행정명령 대상량인 2만4545㎥의 3배를 넘는 7만4170㎥의 오염토가 추가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화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 정화 실적은 43만7121.5㎥로 행정명령 물량의 53.6% 수준이다.

봉화군으로부터 정화 이행 완료 판정을 받은 곳은 3공장과 사원주택 일부 부지, 하천부지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구역 가운데 행정명령 물량의 절반 이상을 정화한 곳은 1공장뿐이다. 2공장 정화율은 12.0%, 주변 지역은 27.0%에 머물렀다.

석포제련소의 토양정화 문제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화군은 2015년 4월 첫 정화명령을 내리고 2년 안에 정화 작업을 완료하도록 했다. 그러나 영풍은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재명령이 이어졌다.

2021년 내려진 공장 내부 오염토양 정화명령 역시 2025년 6월 말까지 이행하지 않아 고발 조치와 재명령을 받은 상태다. 일부 비소 검출 지역에서는 오염 책임을 둘러싼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 논란은 토양과 지하수 문제로도 확산됐다. 2020년 정부 특별점검에서는 제련소 부지 내부와 하천변의 지하수 조사 지점 108곳 모두에서 수질 기준을 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 당시 무허가 대기배출시설 운영과 무허가 하천수 취수, 폐기물 부적정 보관 등도 적발됐다.

이 의원은 "2015년 내려진 토양정화명령이 10년이 넘도록 완료되지 않았고 일부 오염에 대해서는 책임조차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사업자의 자율적 개선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이전·재배치를 포함한 책임성 있는 근본 조치를 통해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오염의 악순환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는 회계처리 문제와 오너 일가 책임론으로도 번지고 있다.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와 영풍제련소 봉화군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환경부가 공개한 향후 토양 정화비용 예상액과 영풍이 2024년 반기보고서에 반영한 충당부채 사이에 약 956억원의 차이가 있다며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을 고발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영풍이 2021~2024년 석포제련소 주변 오염토양과 지하수 정화 의무에 따른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과소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조업정지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손상차손을 줄여 계상한 사실도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7월 영풍에 회계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전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 등에 대한 과징금과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제재도 확정됐다.

환경범죄 수사도 다시 진행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과 관련해 장 고문의 환경범죄단속법 및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재수사하도록 결정했다. 사건은 강남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송됐다.

정치권에서는 석포제련소의 영업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포제련소 이전·폐쇄와 관련해 "낙동강 전체 식수원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영업을 중단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석포제련소의 통합환경허가 조건과 과징금 수준을 문제 삼으며 기한을 위반할 경우 공장 폐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적했고 김 장관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