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충당부채 4건 중 3건 '고의' 판단⋯"정화명령, 재경팀 몰랐다"

영풍 충당부채 4건 중 3건 '고의' 판단⋯"정화명령, 재경팀 몰랐다"

금감원 “정화명령 있었고 추정 가능한 상황 회사가 인지”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영풍의 환경정화 충당부채 회계처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4개 지적사항 가운데 3건의 위반동기를 '고의'로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영풍은 일부 정화명령 사실을 본사 재경팀이 현장 정화팀으로부터 보고받지 못했다고 소명하면서 내부 정보공유·통제체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영풍 로고. [사진=영풍 ]

4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증선위는 영풍의 사업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를 심의했다. 심의 과정에서 한 증선위원은 환경정화 충당부채 관련 4개 지적사항 가운데 1건은 중과실, 나머지 3건은 고의로 판단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금감원 측은 "고의 지적 3개는 환경당국의 정화명령이 있었고 추정이 다 가능한 상황인 것을 회사가 인지를 하고 있는 부분에서 확실히 차이점이 있음"이라고 답했다.

증선위는 회사 측 소명을 검토한 뒤 기존 위반동기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외감법상 고의와 형사법상 고의의 차이 등을 논의한 끝에 검찰 고발 등 형사상 조치는 하지 않았다.

영풍은 고의적인 회계처리가 아니라 본사와 제련소 간 정보 전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소명했다.

영풍 측 진술인은 서울 본사의 재경팀과 경북 석포제련소의 정화팀이 분리돼 있다며 "양 측 근무자들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이 있었다는 것은 맞지만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2023년 제련소 주변 임야 정화명령에 대해서는 "재경팀이 정화명령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석포제련소 정화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해서 알지 못했고 그에 따라 감사인한테도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정화 관련 정보가 현장 조직에서 재무 담당 조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영풍의 해명은 내부통제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환경정화 의무가 충당부채 산정 등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공개한 최종 과징금 부과 내역에 따르면 영풍 법인에는 204억7410만원, 전 대표이사 등 4명에게는 총 15억115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감사인 지정 등 별도 조치도 의결됐다.

외부감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충분히 제공됐는지를 두고도 양측 주장이 엇갈렸다. 감사인 측은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경된 정부 공문과 토지정화계약서를 요청했지만 회사가 제련소 주변 지역의 자연기원 불승인 공문과 2022년 추가 체결한 토지정화계약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감사인은 영풍 재경 담당자와 제련소 담당자를 인터뷰했지만 추가 변동 상황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감사인이 관련 공문과 추가 계약서를 구체적으로 요청하지 않아 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주변 임야 정화명령과 관련해서도 영풍은 재경팀이 정화명령 사실을 보고받지 못해 감사인에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사실관계만으로 회사가 외부감사나 금융당국 감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편 증선위에서는 석포제련소 주변 농지오염에 따른 배상 문제도 거론됐다. 금감원은 농지오염에 따른 배상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논의가 없어 신뢰성 있는 금액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충당부채 지적사항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금융당국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제재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일부 주요 제재의 효력을 본안 판결 때까지 정지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