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다자녀 양육을 이유로 자동차 취득세를 감면받은 뒤, 셋째 자녀 임신으로 더 큰 차량으로 바꿨다면 감면세액을 추징할 수 없다는 조세심판원 결정이 나왔다. 지방자치단체가 감면 취지에 어긋난다며 추징한 처분을 뒤집은 사례다.
조세심판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올해 2분기(4~6월) 심판결정 중 국민 경제활동 및 민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례 3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 6월5일 나온 조심 2026방0396 결정이 그 사례다. '지방세특례제한법'은 다자녀 양육 목적으로 취득세를 감면받은 자동차를, 등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망·혼인·해외이민 등 부득이한 사유 없이 소유권을 이전하면 감면세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두 자녀 양육을 위해 차량을 취득한 뒤 셋째 자녀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카시트 2대를 설치하면 첫째 자녀가 탑승하기 어려워지는 사정 때문에 차량 소유권을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평택시장은 더 큰 차량 구매를 위한 소유권 이전은 법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심판부는 청구인의 손을 들어줬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입법 취지가 다자녀 가구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출산·양육 지원에 있다는 점을 들어, 세 자녀 양육환경 변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더 큰 차량으로 바꾼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위법한 세무조사 자료를 근거로 한 과세처분을 취소한 사례도 함께 공개됐다. 지난 4월20일 나온 조심 2025구3368 외 4건(병합) 결정이다. 청구인들은 거래처에 대한 세무조사가 위법하다는 국세청 심사청구 결정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이 위법한 자료를 기초로 자신들에게 내려진 부가가치세 경정청구 거부처분과 종합소득세 경정처분도 함께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대문구 세무서장은 청구인들이 위법한 세무조사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고, 처분 전 소명 기회와 수정신고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며 맞섰다.
심판부는 이 사건에서도 청구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은 조세행정에도 적용되며, 위법한 세무조사를 통해 취득한 자료는 과세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처분청이 위법한 세무조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종합소득세 경정처분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게 심판부 판단이다. 심판부는 이 자료를 근거로 한 해명안내와 그에 따른 수정신고 역시 법적 근거가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며, 당초 부가가치세 수정신고분에 대한 경정청구를 거부할 적법한 근거가 없다고 봤다.
지난 6월 25일 나온 조심 2026방0136 결정은 상속주택에 대한 1가구 1주택 특례세율 적용 여부를 다퉜다. '지방세법 시행령'은 상속인과 같은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가족으로 구성된 1가구가 국내 주택 1채를 소유하면 특례세율(0.8%)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장은 청구인이 상속으로 주택을 취득할 당시, 1주택을 소유한 청구인의 자녀가 같은 주민등록표에 기재돼 1가구를 구성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특례세율 적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심판부는 청구인의 자녀가 미국에서 근무하며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는 재외국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자녀가 주택 취득 당시 실질적 생활 근거지가 해외에 있다는 사실이 재외국민등록확인서 등을 통해 확인됐고, 재외국민등록 이후 국내에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입국한 사실이 없어 「주민등록법」상 재외국민 주민등록 신고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민등록표상 종전 국내 주소가 형식적으로 남아있을 뿐이라는 게 심판부 판단이다. 심판부는 청구인의 자녀가 청구인과 별도 가구를 구성하고 있다고 보아 1가구 1주택 특례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상길 조세심판원장은 “이번 심판결정례가 억울하고 부당한 세금을 부과받은 납세자들이 조세심판원에서 더 많이 구제받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조세심판원은 앞으로도 공정한 심판과 신속한 권리구제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