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에서는 ‘효율화’를 내세워 통합하고, 인천에서는 여당 정치권이 반대하면 멈추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공공기관 개혁입니까.”
강대식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동구·군위을)이 3일 정부의 대규모 공공기관 기능개혁을 향해 ‘지역에 따라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통합 대상에 대구 소재 한국가스공사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포함된 반면, 정치권의 강한 반대가 있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은 우선 추진 대상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섰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공기관 통폐합, 원칙보다 정치가 먼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에 공공기관 통폐합의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은 전략적 구조개혁과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등을 통해 모두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구와 직접 관련된 기관도 포함됐다.
대구에 본사를 둔 한국가스공사는 한국석유공사와 합쳐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재편된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역시 충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통합해 가칭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강 의원은 통합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는 “통합의 필요성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며 “통합기관의 소재지를 어디에 둘 것인가와도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통합하느냐 마느냐’보다 정부가 어떤 기관은 통합하고 어떤 기관은 일단 멈춰 세우는 판단의 기준이다.
그가 비교 대상으로 꺼내 든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다.
지난 5월 박찬대 당시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한 인천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통합 검토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정부가 3일 내놓은 최종 개편안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를 즉각 통합하는 대신 지방공항과의 동반성장 방안을 먼저 마련하고 추진 상황을 점검한 뒤 통합 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강 의원은 바로 이 차이를 문제 삼았다.
대구 소재 기관에는 유사·중복 기능을 정리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개혁 논리를 적용하면서, 인천에서는 지역 여당 정치권의 반대가 거세지자 속도를 늦춘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강 의원은 “제가 묻는 것은 정부의 원칙과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대구에 있는 기관에는 ‘효율화’를 내세워 통합을 추진하면서 인천에서는 여당 정치권의 반대 앞에 멈춰서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공공기관 개혁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치적으로 밀어붙이기 쉬운 곳은 ‘개혁’이고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곳은 ‘예외’라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라고 직격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정부·여당의 대응과도 비교했다.
강 의원은 정부·여당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에는 우선 시행한 뒤 문제가 나타나면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이면서 공항공사 통합 문제에는 같은 논리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공항공사 통합에는 같은 논리가 적용되지 않느냐”며 “문제가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하면 될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을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다.
이번 개편안은 지방공항 활성화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우선 마련하고 그 진행 상황을 살펴본 뒤 통합 여부를 다시 검토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대구의 가스공사와 케이메디허브는 통합 대상으로 명시하고 공항공사에는 ‘선 대책·후 재검토’라는 시간을 준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부가 설명해야 할 대목으로 남는다.
특히 가스공사와 케이메디허브는 대구혁신도시의 핵심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통합 이후 본사 소재지와 조직·인력 변화,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둘러싼 TK 정치권의 대응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강 의원의 이날 메시지는 지역 기관의 통합을 무조건 막겠다는 주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통합이 필요하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국 모든 공공기관에 같은 기준과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동일한 원칙이 지역의 정치적 영향력과 관계없이 적용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강 의원은 “특정 기관을 반드시 통합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개혁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그 원칙부터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