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3일 국회 본회의를 시작으로 정기국회 입법·예산전이 막을 올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결속을 둘러싼 변수가 잇따르고 있다. 비당권파 현역 의원들에 대한 징계는 불복 절차로 이어졌고, 장동혁 대표가 추진한 당협위원장 재선출·직선제도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여기에 장 대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지난달 연찬회에서 '원팀'을 강조한 국민의힘이 정기국회에서 당 안팎의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역 징계 불복·당협 개편 반발⋯내부 갈등 지속
당내 갈등은 최근 윤리위원회의 현역 의원 징계를 둘러싸고 먼저 표면화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에게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가운데 권 의원과 서 의원은 징계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고, 진 의원은 3일 당내 재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징계를 두고 장 대표에게 '쓴소리'를 한 데 대한 보복성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 의원은 윤리위 결정을 수용하고 별도의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 조직 재편을 둘러싼 원내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달 전국 당협위원장을 당원 투표로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면서 지도부는 전면 재선출에서 한발 물러섰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현직 당협위원장이 있는 곳까지 일괄 재선출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제동을 걸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우리 지도부가 전체 당협위원장을 평가할 수 있는 권위가 없다"며 "사실상 미리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5선 권영세 의원도 전면 재선출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최형두 의원은 "당원 동지들을 분열시킬 것이 불 보듯 뻔한 전체 당협위원장 재구성 조치가 의원총회 결의도 무시한 채 강행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결국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기존 당협은 종전 방식대로 위원장을 선출하고, 사고당협부터 복수 적격자가 있을 경우 당원 직선제를 적용하는 절충안을 확정했다. 다만 향후 당무감사에 해당 지역 당원 평가를 50% 반영하기로 하면서 조직 재편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보수와 연대"라더니⋯韓과 충돌·개혁신당 거리두기
이런 가운데 장 대표와 한 의원 간 갈등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장 대표는 지난달 26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보수 세력과의 연대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국민의힘이 보수 진영의 '맏형'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한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도 원칙적으로 문을 열어뒀다.
하지만 지난 2일 한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당대표로 있는 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 의원도 맞받았다. 그는 3일 진 의원의 징계 문제를 거론하며 "누구는 '싸우지 않는 사람들은 다 내쫓겠다'고 말한다"고 장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북 치면서 '싸우자'고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이기는 것"이라며 "진짜 이기는 길이라면 누구누구 가리지 않고 모두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원권 징계를 둘러싼 내부 문제와 장 대표의 보수 연대론을 함께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범보수 외연 확대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되는 개혁신당과의 접점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장 대표가 지난달 26일 '모든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선언한 같은 날 이 의원이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정치권에서는 양당의 합당·연대 가능성이 거론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개혁신당에서 합당을 추진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합당설을 일축했다. "양당에 소속되지 않은 제3지대 정당으로서 길을 걸어왔다"며 독자노선에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막 오른 정기국회⋯109석 '원팀'·133개 대안입법 과제
국민의힘은 이 같은 상황에서 정기국회 원내 전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연찬회에서 주거 안정과 경제 성장, 국민 재산 보호 등 7개 분야 133개 중점 입법과제를 발표하고 '원팀'으로 정기국회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의 주요 입법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체 입법과제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법안 처리 본회의가 열린 3일부터 여야의 입장차도 드러났다. 이날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1년 연장하는 이태원참사특별법 개정안 등 비쟁점 민생법안 17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반면 부동산 분야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도촉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 오르지 않았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전날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용적률 완화 범위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세제개편안도 이날 국회에 제출됐다. 예산안은 앞으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당은 이날 정책 의원총회에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마련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안인 '국민참정권 수호법'의 당론 채택도 논의했다. 다만 관련 개정 조문이 81개에 달하는 만큼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그 동안 '싸우는 야당', '원팀', '대안정당' 기조를 강조해왔다. 당내 징계와 조직 정비를 둘러싼 이견을 조율해 109석의 원내 대오를 묶고 민주당의 쟁점 법안에 대응하는 동시에, 연찬회에서 제시한 133개 입법과제를 얼마나 성과로 연결할지가 장 대표의 첫 정기국회 리더십을 가늠한 지점으로 언급된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