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택지개발·주택건설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각각 맡는 두 개 공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해 LH가 출범한 지 17년 만에 조직을 다시 이원화하는 것이다. 성격이 다른 개발과 복지 기능을 분리해 주택공급 실행력을 높이고 주거복지 사업의 재무부담을 별도 체계에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3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보면 LH의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기능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가 맡는다. 주거복지와 자산비축 업무는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넘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그동안 LH가 사업성과 속도가 중요한 개발 업무와 공공성이 우선되는 주거복지 업무를 한 조직에서 함께 수행하면서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운영에 따른 재무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개발사업까지 같은 재무구조 안에서 추진되면서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제약이 있었다는 판단이다.
기능을 분리한 뒤에도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주거복지 재원으로 활용한다. 주택도시개발공사가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하고 이를 주택도시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이다. 조직은 나누되 개발이익을 공공임대 등 주거복지에 투입하는 재원 연결 구조는 유지하는 셈이다.
LH의 재무부담은 이번 조직개편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다. LH는 공공택지 매각 등 개발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으로 공공임대주택 건설·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해왔다. 하지만 임대주택 물량이 늘면서 관련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LH의 부채는 2025년 말 기준 173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조6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17.7%에서 230.8%로 높아졌다.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2024년 2조8311억원에서 지난해 3조1949억원으로 불어났다.
다만 조직 분리 이후 재무구조를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73조원대 부채와 자산을 두 공사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 주거복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어떤 방식으로 보전할지 등은 이번 방안에서 빠졌다. 인력 배치와 세부 조직 구성 역시 후속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국토교통부는 별도의 'LH 개혁방안'을 마련해 두 기관의 구체적인 기능과 조직·재무구조 등을 추가로 제시할 예정이다. 실제 조직 분리 과정에서는 관련 제도 정비와 자산·부채 배분, 인력 재배치 등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LH 노동조합은 조직 분리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주택공급이 지연되는 원인이 토지 보상과 기반시설 이전 등 사업 현장의 문제에 있는데 조직개편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충분한 내부 논의 없이 개편안이 추진됐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