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 이제 그만”…임효신 대구시의원 “경력은 사라진 게 아니라 보유한 것”

“‘경력단절여성’ 이제 그만”…임효신 대구시의원 “경력은 사라진 게 아니라 보유한 것”

‘경력단절여성등→경력보유여성등’ 조례 개정 추진…행정용어부터 인식 바꾼다
교육·홍보·기관 협력 근거까지 담아…3일 상임위 심사·16일 본회의 최종 의결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아이를 키우느라 직장을 떠난 여성의 경력은 정말 ‘단절’된 것일까.

대구시의회가 육아와 가사 등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을 바라보는 행정의 언어부터 바꾸는 작업에 나섰다.

임효신 대구시의원 [사진=대구시의회]

‘경력단절여성’을 ‘경력보유여성’으로 바꾸는 것이 출발점이다.

대구시의회 임효신 의원(비례대표)은 제328회 정례회에서 ‘대구광역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조례에서 사용하는 ‘경력단절여성등’이라는 표현을 ‘경력보유여성등’으로 정비하는 것이다.

단어만 놓고 보면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책적 의미는 작지 않다.

현행 조례는 육아·가사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 가운데 다시 취업하기를 원하는 여성을 ‘경력단절여성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단절’이라는 표현 자체가 그동안 쌓아온 여성의 업무 경험과 전문성까지 사라진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고 경제활동 복귀 과정에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임 의원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직장을 떠나 있었던 기간이 있다고 해서 그 이전까지 쌓아온 경력과 능력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육아와 가사를 담당했던 시간을 단순한 경력의 ‘공백’으로 규정하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는 여성을 이미 경험과 역량을 가진 인력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개정안에 담겼다.

개정안은 명칭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력보유여성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를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관련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내용도 담았다.

행정문서 속 한 단어를 바꾸는 것에서 출발해 실제 노동시장의 인식까지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정안은 임 의원이 현장에서 접한 여성들의 목소리와 관련 정책 논의를 토대로 마련됐다.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를 조례라는 제도적 틀로 연결했다는 게 임 의원 측 설명이다.

다만 용어 변경만으로 여성들이 겪는 현실적인 취업 장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출산과 육아 이후 재취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무 공백과 임금 격차, 일자리의 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업교육과 기업의 채용문화 개선, 일·가정 양립 환경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이번 조례 개정의 성패 역시 ‘경력단절’을 ‘경력보유’로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여성의 경제활동 복귀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임 의원은 “기존의 ‘경력단절여성’이라는 용어가 여성의 경력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는 만큼 이제는 ‘경력보유여성’이라는 표현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번 조례 개정이 경력보유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