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아닌 ‘반도체 두뇌’ 대구로”…티에스이, 300억 투자·R&D 150명 뽑는다

“공장 아닌 ‘반도체 두뇌’ 대구로”…티에스이, 300억 투자·R&D 150명 뽑는다

글로벌 반도체 검사기업 ‘디자인센터’ 설립…삼성·SK하이닉스·TSMC 등 글로벌 기업에 핵심부품 공급
경북대·계명대 인재와 채용 직결…추경호 “대구서 공부한 청년, 고향서 세계적 설계 전문가로”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반도체 공장이 아니라 반도체를 설계하는 ‘두뇌’가 대구로 온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검사장비와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티에스이가 대구를 새로운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낙점했다.

㈜티에스이,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와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및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참석자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2030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하고 R&D 인력 150명을 신규 채용한다. 특히 경북대·계명대와 기업 맞춤형 인재를 함께 키워 채용까지 연결하면서 ‘대구에서 공부한 반도체 인재가 대구에서 일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나선다.

대구시는 3일 산격청사에서 ㈜티에스이,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와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및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추경호 대구시장과 권상준 티에스이 회장, 허영우 경북대 총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참석해 기업 투자와 대학 인재양성, 대구시 지원을 하나로 묶는 산·학·관 협력체계를 공식화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생산’보다 ‘설계’에 있다.

티에스이는 반도체 검사장비 설계·제조 분야 국내 대표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마이크론, AMD,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핵심 검사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프로브카드(Probe Card), 테스트소켓(Test Socket), 인터페이스보드(Interface Board) 등 반도체 검사 과정에 필요한 핵심 하드웨어를 함께 개발·생산하며 통합 검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수주가 급증하면서 티에스이가 직면한 과제는 설계인력 확보다.

회사는 수도권 중심의 인력 확보 경쟁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R&D 거점으로 대구를 선택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구회로설계센터를 확대해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로 키우기로 한 배경이다.

티에스이는 2030년까지 최신 설계장비 등을 포함해 30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 인력 15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디자인센터에서는 프로브카드와 인터페이스보드, 로드보드 등 반도체 테스트 검사장비·부품의 설계와 개발을 담당한다.

동시에 신입·경력 설계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 기반도 구축한다.

대구 입장에서 주목할 대목은 300억원이라는 투자금액 이상으로 ‘150명의 R&D 일자리’다.

지역 대학이 반도체 인재를 키워도 졸업 후 수도권이나 다른 산업도시로 빠져나간다면 지역 산업생태계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대로 지역에서 고급 설계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성장하면 대학의 인재양성이 취업으로 이어지고, 취업은 다시 청년의 지역 정착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번 협약에 경북대와 계명대가 동시에 참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대학은 티에스이가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채용 연계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해 디자인센터의 인력 확보를 지원한다.

대구시는 입주공간 확보와 인력 채용, 대학과의 산학협력 연결 등 사업 안착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맡는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대학에는 취업 통로를, 청년에게는 지역의 고급 일자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티에스이 창업자인 권상준 회장과 대구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권 회장은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94년 천안에서 창업해 티에스이를 글로벌 반도체 검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번 대구 투자 역시 지역 대학이 배출하는 인재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권 회장은 “경북대, 계명대 등 지역에서 배출되는 우수한 인재를 믿고 대구에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 설립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며 “수도권 편중 인력난을 극복하는 동시에 대구를 반도체 검사 설계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대구의 기업유치 전략에도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산업용지와 보조금을 앞세워 생산시설을 끌어오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 대학이 가진 인재 자체를 기업유치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티에스이 디자인센터가 계획대로 150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대학과 채용 연계 구조를 안착시킨다면 향후 다른 반도체 설계·장비기업을 대구로 끌어들이는 데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이제 숫자의 현실화다.

300억원의 투자가 예정대로 집행되고 150명의 신규 채용 가운데 실제 지역 대학 출신 청년들이 얼마나 자리를 잡는지, 대학의 맞춤형 교육이 기업 채용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이번 협약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글로벌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는 티에스이가 대구에 R&D 거점을 확대하고 지역 대학들과 인재 양성까지 함께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대구에서 반도체를 공부한 청년들이 고향에 정착해 세계적인 설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