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약속한 지축지구 고교 신설, 전국 첫 ‘고등학교 도시형캠퍼스’로

[기고] 약속한 지축지구 고교 신설, 전국 첫 ‘고등학교 도시형캠퍼스’로

송규근 경기도의원(고양시6·효자·삼송1·2·창릉)

[아이뉴스24 김재환 기자] 고양시 덕양구 동부권의 교육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민원이 아니다. 도시의 변화는 빠르게 진행됐지만, 교육행정의 예측과 대응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주거지는 먼저 들어섰고 학교는 뒤따르지 못했다. 그 결과가 오늘의 학군 불균형과 원거리 통학이다.

삼송·지축·원흥·덕은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주거개발이 이어졌지만, 지축지구에는 지금도 생활권 안에 고등학교가 없다.

덕양구 동부권의 교육수요는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2026년 기준 이 권역의 초등학교 일반학급 학생 수는 1만2038명, 중학교 일반학급 학생 수는 5545명이다. 지축초등학교는 56학급 1401명, 지축중학교는 31학급 846명 규모다.

더구나 앞으로의 증가 폭은 더욱 가파르다. 덕양구 동부권의 고1 연령 학생은 2026년 1081명에서 2030년 2034명, 2032년 2199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계됐다.

고교 3개 학년 합계 역시 2026년 3043명에서 2032년 6403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교육수요에 행정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실은 이미 학생들의 일상 속에서 드러나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덕양구 동부권 원거리 통학 학생은 426명이고, 이 가운데 지축지구 학생만 292명이다. 이들은 행신고 62명, 무원고 98명, 능곡고 68명, 서정고 64명으로 나뉘어 생활권 밖 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일부 학생은 두 차례 이상 환승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교통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교육받을 권리, 곧 학습권과 통학권의 문제다.

저는 이 문제를 고양시의원으로 활동하던 때부터 지역주민과 함께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24년 4월에는 지축중학교 학생들의 등하교 불편을 직접 확인하고, 학교운영위원회와 함께 등하교 시간대 직통버스와 배차 보강을 요구했다.

이는 고등학교 신설과는 별개의 사안처럼 보일 수 있지만, 덕양구 동부권 교육문제의 본질이 생활권과 통학권에 있음을 보여준 첫 문제제기였다.

이어 2025년 3월 시정질문을 통해 좌초된 특목고 설립 이후의 대책과 지축지구 유보지 활용계획을 공식적으로 물었다. 고등학교 부지로 계획됐다가 유보지로 전환된 공간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장래 학생 수와 교육수요를 반영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2026년 1월, 저는 고양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도시를 설계했으면, 교육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덕양구 동부권의 학군과 통학권 문제는 개별 학생의 불편을 넘어 도시개발과 교육행정의 불일치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의회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경기도의회 송규근 의원 [사진=송규근 의원실]

이후 2026년 3월에는 다시 시정질문에 나서 지축동 524-1, 1만5716㎡ 규모의 유보지 활용계획을 구체적으로 따져 물었다. 그리고 같은 달, 저는 「경기도교육청 교육협력사업 재원분담 불공정 구조 개선 및 책임행정 이행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했고, 고양시의회에서 이를 가결시켰다. 학교 신설과 학군 조정, 통학권 개선과 같은 핵심 교육현안은 교육당국이 1차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의 축적과 주민들의 지속적인 요구, 관계기관과의 협의 속에서 올해 6월부터는 지축·삼송·덕은지구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부담을 덜기 위한 학생통학버스인 ‘고양e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이는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보완책일 뿐이다. 학생이 버스를 타고 먼 학교를 찾아가는 도시가 아니라, 학생이 사는 곳에 학교가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고양교육지원청은 여전히 고교 추가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투자심사와 고양시 전체 배치여력을 이유로 든다. 실제로 교육지원청은 2026학년도 기준 덕양구 13개 일반계 고등학교의 배치여력이 1923명이고 급당 평균이 23.6명이라는 점을 들어 추가 신설이 곤란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덕양구 전체의 총량 수치가 지축·삼송·효자 생활권 학생들의 실제 통학권 현실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행정은 숫자의 여유를 말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먼 길을 오가고 있다. 총량의 논리로 생활권의 불균형을 덮을 수는 없다.

한편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지축지구 고등학교 신설과 학군조정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일은 그 약속을 실행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저는 그 현실적 대안으로 도시형캠퍼스를 제안한다. 「도시형캠퍼스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2025년 1월 21일 제정되어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됐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재편 속에서, 한편으로는 통폐합 지역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개발지역의 학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법적 기반이다.

경기도 역시 이에 맞춰 2025년 11월 10일 「경기도교육청 도시형캠퍼스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고, 이 조례는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부산광역시교육청도 관련 조례를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했고,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2026년 8월 24일 조례안을 예고했다.

다시 말해, 도시형캠퍼스는 과거의 묵은 구상이 아니라 바로 최근에 열린 새로운 대안적 법적 수단이다. 지금이야말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시점이다.

문제는 현행 경기도 조례가 도시형캠퍼스의 적용 대상을 초·중학교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상위법인 특별법은 도시형캠퍼스를 공립학교의 분교로 규정할 뿐, 고등학교를 배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기도교육청은 조례를 개정해 사업대상에 고등학교를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는 부산광역시교육청 조례처럼 초·중·고를 굳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고 「초·중등교육법」상 공립학교 전반으로 열어두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지축지구는 이러한 논의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등학교가 없고,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원거리 통학은 이미 현실이다. 무엇보다 과거 학교용지로 계획됐다가 유보지로 남아 있는 공간도 있다. 지축지구야말로 특별법의 목적과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대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이 조례 개정이 이루어지고 지축지구에 고등학교 도시형캠퍼스가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단순히 학교 한 곳을 추가하는 일이 아니다. 덕양구 동부권 학생들의 통학권과 학습권을 회복하고, 도시개발과 교육행정 사이의 오랜 불일치를 바로잡는 일이다.

동시에 경기도가 학령인구 변화와 신도시 교육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국 최초의 고등학교 도시형캠퍼스 모델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안민석 교육감에게는 공약을 혁신행정으로 완성하는 상징적인 첫 업적이 될 수도 있다.

도시는 이미 변했다. 학생도 이미 늘었다. 통학버스도 이미 달리고 있다. 이제 교육행정이 변해야 한다. 데이터가 있고, 교육수요가 있으며, 활용을 검토할 유보지도 있다. 새로운 법적 제도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교육감의 약속이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이다.

저는 경기도의원으로서, 시의원 시절부터 이어온 이 문제의식을 이제 경기도 차원의 제도 개선으로 완성하고자 한다. 아이들이 먼 길을 떠나 학교를 찾아가는 도시가 아니라, 아이들이 살아가는 곳에 학교가 함께 존재하는 도시. 저는 그 당연한 상식을 안민석 교육감과 함께 고양에서 함께 맺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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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김재환 기자(kj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