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B] 노태문, 뒤숭숭한 MX 달래기…"AX가 살길"

[사이드B] 노태문, 뒤숭숭한 MX 달래기…"AX가 살길"

리더급 직원 대상 경영현황설명회
성과급·수익성 악화에 내부 질문 쏟아져
10월에는 전 직원 타운홀 예고

[아이뉴스24 박지은·황세웅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모바일경험(MX)사업부 리더급 직원들과 약 2시간에 걸쳐 마주 앉았습니다.

최근 성과급을 둘러싼 상대적 박탈감에 뒤숭숭해진 조직 분위기를 다독이고 향후 사업 방향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보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사장). [사진=삼성전자 공동취재단]

3일 업계에 따르면 노 대표는 지난 2일 오후 1시30분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MX사업부 파트장 이상 리더급 직원을 대상으로 경영현황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공유한 설명회 내용을 보면 이날 구성원들의 관심은 MX의 실적과 성과급, 향후 사업 방향 등에 집중됐다고 합니다.

회사 측은 MX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이익을 냈지만 성장 측면에서는 정체기를 겪었다고 진단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으며 하반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는 설명도 나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제품이 팔리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올해 출시한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가 좋은 판매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격하게 뛰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게 회사 측의 진단입니다.

피스타치오(왼쪽부터), 블루베리, 그라파이트 색상 갤럭시 S26 FE 제품. [사진=삼성전자]

"같은 삼성인데…" MX에서 나온 질문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MX 구성원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질문도 나왔다고 합니다.

한 참석자는 같은 삼성전자 안에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메모리를 공급받는 만큼 MX에는 조금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없는지를 물었습니다.

회사 측은 DS와 MX가 철저하게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을 때 MX가 DS 제품을 비싸게 사준 것이 아닌 만큼 가격이 올랐다고 MX에만 싸게 공급할 수도 없다는 겁니다. DS가 MX에만 낮은 가격을 적용하면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는 후문입니다.

성과급을 둘러싼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DS만 별도의 OPI를 받는 이유와 과거 MX가 벌어들인 돈이 다른 사업에 활용된 점을 고려하면 전사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회사 측은 DX와 DS가 2012년부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과급을 산정해왔으며 사업부별 재원 분리 역시 당시 높은 수익을 내던 MX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구조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MX 구성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다고 합니다. 결국 MX가 성과를 내 자체적인 보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을 했다고 하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중앙문 전경. [사진=황세웅 기자]

보직수당 신설 다음 날 리더들 만난 노태문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임원을 제외한 팀장과 그룹장, 파트장 등 리더급 직원들에게 새로운 보직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리더급 직원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조치로 보입니다. 이어 다음 날 노 대표가 MX 리더들을 직접 만난 겁니다.

노 대표가 이날 약 1시간50분에 걸쳐 가장 강조한 것은 'AI'였다고 합니다. 차세대 폼팩터와 서비스, 게임, 헬스 등 미래 사업도 언급했지만 AI를 활용해 사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AX를 추진하면서 인력 효율화 우려도 나왔는데요. 여기에는 선을 그었다고 합니다.

정규직 환산 인력(FTE) 효율화의 목적이 인력 감축이 아니라 AI를 통한 체질 개선에 있으며,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사업을 성장시키고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설명도 나왔다고 하고요.

노 대표는 오는 10월에는 MX 전 직원을 대상으로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품 판매 호조에도 예상 밖의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사내 불만까지 겹친 상황에서 노 대표가 조직 분위기를 어떻게 추스를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