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은 유동화전단채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전혀 담보하지 못합니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앞.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를 결정할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법원 정문 앞에는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들이 모였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피해자들은 "3개월 만기 상품이라고 믿고 투자했는데 10년 동안 돈을 나눠 받으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생계획안 수정을 촉구했다.
이날 관계인집회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 대해 채권자들이 찬반 의사를 밝히는 자리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법원은 인가 결정을 내리고,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를 이어가게 된다. 반대로 부결될 경우 회생 절차는 다시 중대한 변수를 맞게 된다.
피해자들은 집회 시작 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회생계획안이 "명목상 100% 변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장기 분할 상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수정 회생계획안은 카드채권 등을 포함한 대여금 채권에 대해 원금과 개시 전 이자를 전액 현금 변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환은 회생 5차년도부터 10차년도까지 나눠 진행되며 개시 후 이자는 면제된다.
특히 전체 변제액의 38.9%가 회생 10차년도에 몰려 있어 상당수 피해자는 2037년까지 상환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비대위 측 주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100% 변제라고 하지만 사실상 3개월 단기상품을 10년짜리 무이자 미수금으로 바꿔놓은 것"이라며 "현재가치 손실과 장기간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피해 구제로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 모인 피해자들은 대부분 노후자금이나 전세보증금, 자녀 결혼자금, 치료비 등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1년 6개월 동안 검찰과 법원, 국회, 금융감독원, 증권사와 카드사 등을 200여 차례 찾아다니며 피해 회복을 호소했다"며 "평생 모은 은퇴자금과 생계자금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누구도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생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피해자 보호 장치가 보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회생 1차년도에 최소 30% 이상을 우선 변제하고 5차년도까지 누적 50% 이상을 상환하는 방안을 회생계획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를 위한 별도 보호계정 설치와 향후 인수합병(M&A) 또는 자산 매각 대금 일부의 우선 배정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영업 정상화와 자산 매각, M&A 및 차환(리파이낸싱) 등이 모두 계획대로 이뤄져야 변제가 가능하지만, 상품 조달과 협력업체 납품 정상화, 매각가 하락 시 대책 등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회생은 법원 서류 위 숫자가 아니라 매장 매대 위에서 판가름 난다"며 "피해자 보호 없는 회생은 공정한 회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피해자들의 발걸음은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관계인집회가 열리는 법정 앞에는 채권자와 홈플러스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복도 곳곳에서는 회생계획안 가결 가능성을 두고 대화가 오갔다. 손에는 법원 통지서가 들려 있었고, 참석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날 관계인집회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생계획안이 법정 가결 요건을 넘을 경우 법원은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인가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