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도은 기자] 인천 강화군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입소자들을 성폭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시설장이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2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설장 김모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각 10년간 취업제한과 3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김씨는 인천 강화군 소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에서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았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특히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에 따른 강력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면서도 기존 진술의 핵심 부분을 유지했는지 등을 면밀히 심리했다”고 밝혔다.
또 수사 과정에서 진술조력인의 개입이 적절했는지, 피해자 진술을 분석한 전문가들의 기법이 합당했는지 등도 함께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피해자들의 진술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만들어내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진술조력인이나 진술분석관의 부당한 개입이나 독단적인 판단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씨 측은 일부 범행 기간이 공소장에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아 방어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범행 발생 시각조차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식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그나마 이 정도로 공소사실을 특정한 것도 수사기관의 노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상 특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사실상 중증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는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 한 명에 대한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죄는 성립하지만 장애인피보호자 강간죄까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해당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양형 과정에서는 김씨의 범행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보호 아래 있던 중증 지적장애인 등을 상대로 성범죄를 수차례 저지르고 폭행했다”며 “범행 경위와 내용, 피해자들의 장애 정도,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관계 등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장애인 복지시설 종사자로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학대를 예방해야 할 직무가 있었음에도 권력관계의 불균형을 이용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을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단으로 삼았다”며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거주시설 내에서 범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판결 선고 직후 피해자 측 대리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했다.
피해자 측은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의 인지적 한계를 넘어 진실을 바라보고 그 마음을 헤아려준 재판부와 사명감을 갖고 헌신적으로 수사해준 수사관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이라는 보호 공간에서 시설 종사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천=김도은 기자(dovely919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