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이 6명 가운데 1명가량은 난임 지원사업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이처럼 난임 지원이 저출생 대응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구시가 기존 ‘출산당 25회’였던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 제한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아이를 갖기 위해 반복적으로 시술을 받는 부부가 지원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경제적 부담을 떠안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대구시는 오는 30일부터 특·광역시 최초로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민선 9기 추경호 대구시장이 내세운 “경제적 이유로 아이를 포기하는 일이 대구에서만큼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방침에 따라 추진됐다.
정책의 핵심은 명확하다.
현재 출산당 25회로 제한된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의 상한을 없앤다.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초과하더라도 난임 시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으면 대구시가 시술비를 계속 지원한다.
‘몇 번까지 지원할 것인가’에서 ‘아이를 원하는 부부에게 필요한 시술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로 정책의 기준을 바꾼 셈이다.
대구시는 오는 30일부터 보건소 방문이나 정부24 온라인 신청을 통해 지원결정통지서를 받은 뒤 지정 의료기관에서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에 필요한 절차도 마쳤다.
시는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변경 협의를 진행해 지난달 10일 협의를 완료했다.
대구의 난임 지원은 이미 지원금액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시는 2024년부터 시술 종류에 따라 회당 최대 17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횟수 제한까지 사라지면서 반복적인 시술을 받아야 하는 난임부부가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난임 지원을 통해 실제 태어난 아이들의 숫자다.
대구시 난임 지원사업을 통해 출생한 아이는 2022년 1112명에서 2023년 1226명, 2024년 1879명, 지난해에는 1909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대구 전체 출생아는 1만817명이다.
이 가운데 난임 지원사업을 통해 태어난 아이가 1909명으로 전체의 약 17.6%에 달한다.
단순 계산하면 대구에서 태어난 아이 약 6명 가운데 1명이 난임 지원과 연결돼 있는 셈이다.
난임 정책을 일부 부부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복지정책이 아니라 대구의 출생 기반을 떠받치는 주요 저출생 대응정책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난임 시술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만큼 반복적인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경제적 부담까지 겹치면 부부가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횟수 제한 폐지는 적어도 ‘지원금이 끝나서 시술을 멈추는 상황’만큼은 막겠다는 대구시의 정책적 선언으로 읽힌다.
관건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이다.
횟수 제한이 사라지면 지원 대상과 시술 건수 증가에 따라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실제 추가 수요와 예산 규모를 면밀히 관리하면서 지원 효과를 분석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동시에 단순 시술비 지원을 넘어 상담과 심리 지원, 임신·출산 이후 건강관리까지 연결하는 종합적인 난임 지원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도 향후 과제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아이를 품에 안기까지 난임부부들이 겪는 고통과 기다림은 개인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라며 “단 한 쌍의 부부도 경제적 이유로 아이를 갖는 소중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대구시가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난임부부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 전 과정에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