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학생 수가 줄어들면 교육에 들어가는 돈도 그만큼 줄여야 할까.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과정에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에 나서자 대구시의회가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학생 수는 감소하지만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고정비용은 계속 발생하고 AI·디지털교육과 돌봄·안전 등 새로운 교육 수요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대구시의회(의장 임인환)는 2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에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현행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향의 개편안을 발표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의회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교육재정의 예측 가능성’이다.
현행 교부금 제도의 산정 틀이 크게 바뀔 경우 시·도교육청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교육재정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학교 현장의 안정적인 교육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의회는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비용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학생이 줄더라도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유지·관리비 등 기본적인 비용은 계속 필요하다.
여기에 AI·디지털 교육과 돌봄·안전, 교육복지, 노후 학교시설 개선 등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새로운 교육재정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 숫자’만 보고 교육재정의 적정 규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대구시의회의 핵심 반론이다.
시의회는 “학령인구 감소만을 기준으로 교육재정의 규모와 필요성을 판단하는 것은 급변하는 교육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이를 교육재정 축소의 근거로 삼아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아·고등·평생교육 등 국가 차원에서 확대되는 교육정책의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새로운 교육 수요에 필요한 비용을 기존 유·초·중등 교육재정에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가 그에 상응하는 안정적인 별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의회는 정부와 국회에 개편안 전면 재검토와 함께 미래대응기금의 규모와 용도, 운용 원칙을 명확히 해 유·초·중등 교육에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법률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지방의회와 시·도교육청, 일선 교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도 촉구했다.
이번 논쟁의 관건은 결국 ‘줄어드는 학생 수’와 ‘늘어나는 학생 1인당 교육 수요’를 어떻게 동시에 반영할 것인가에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외면한 채 기존 재정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학생 수 감소만을 앞세워 지방교육재정을 급격히 조정할 경우 학교 현장과 미래교육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함께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정부 개편안이 교육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지역 교육청의 안정적인 재정운용과 미래교육 투자를 보장할 수 있느냐가 향후 국회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은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이 곧 우리 아이들의 교육권과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정부와 국회는 교육재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