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농촌에서 여성은 더 이상 농사를 ‘돕는 사람’이 아니다. 농업경영을 책임지고 농촌공동체를 지탱하는 당당한 주역이다.
고령화와 일손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북 농촌에서 그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북 22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여성농업인 2000여명이 2일 김천에 모여 농업·농촌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경북도는 이날 김천시 종합스포츠타운 실내테니스장에서 ‘한여농이 심은 농업, 경북을 여는 미래!’를 주제로 제13회 한국여성농업인 경상북도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가 주최하고 김천시연합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배낙호 김천시장 등 주요 인사와 도내 여성농업인들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회원 화합행사를 넘어 갈수록 커지는 여성농업인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는 1997년 2월 창립해 올해로 29년을 맞았다.
현재 도연합회와 22개 시군연합회에 1만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후계 여성농업인을 육성하고 농업경영의 합리화·과학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여성농업인의 권익 확보와 지위 향상, 지역사회 봉사활동까지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특히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
농작업 참여를 넘어 경영 의사결정과 농산물 생산·가공·판매, 농촌공동체 유지까지 여성농업인이 담당하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농업인을 농업의 보조인력이 아니라 독립적인 농업경영 주체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최근 가뭄 등 불안정한 농업환경과 만성적인 일손 부족까지 겹치면서 경북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이 차지하는 무게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만큼 이들의 노동환경과 건강, 복지와 권익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도 경북 농정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 여성농업인 건강상담소와 특수건강검진 홍보관이 마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랜 시간 반복적인 농작업에 노출되는 여성농업인의 건강 문제를 개인의 몫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정책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행사는 난타 공연을 시작으로 우수농업인 시상과 비전선포식 등이 진행됐고 오후에는 체육행사와 회원 화합한마당이 이어졌다.
시군 농특산물 전시와 캐리커처·네일아트 체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의 활동은 농업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성금 모금과 산불 피해 이웃돕기에도 잇따라 참여하면서 농촌공동체를 넘어 지역사회 현안 해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수미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여성농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소통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여성농업인들이 농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뭄 등 어려운 농업환경과 일손 부족 속에서도 꿋꿋하게 농촌을 지켜온 한여농 회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농업인 리더로서 여성농업인의 지위와 권익 향상에 앞장서는 주역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