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회계감사서 '자료 미제공' 논란⋯감사인 "알았다면 감사절차 확대했을 것"

영풍 회계감사서 '자료 미제공' 논란⋯감사인 "알았다면 감사절차 확대했을 것"

증선위 의사록서 외부감사인 진술 확인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영풍의 석포제련소 환경정화 관련 회계처리를 둘러싼 금융당국 제재 과정에서 회사가 외부감사인에게 일부 관련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감사인의 진술이 확인됐다.

영풍 석포제련소 무방류시스템 전경. [사진=영풍]

1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제10차 증선위 의사록에 따르면 영풍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은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동된 정부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를 요청했지만 회사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감사인은 당시 재경·제련소 담당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오염면적 축소나 정부 공문 변경 등과 관련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금융감독원 감리 과정에서 제련소 임직원이 오염면적을 축소한 혐의로 형사기소된 사실과 누락지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사인은 당시 가장 신뢰성이 높은 감사증거로 판단했던 정부 공문 자체에 왜곡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감사절차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관련 증선위원이 "당시 회사가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판단할 수 없었던 것이냐"고 묻자 감사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환경정화 충당부채와 관련한 회사 측 인터뷰 내용도 의사록에 담겼다. 감사인은 당시 제련소 담당자가 회사가 설정한 충당부채 면적 가운데 실제 정화 가능한 면적이 20~30% 수준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영풍 로고. [사진=영풍 ]

조업정지에 따른 손상평가에서도 업데이트된 자료가 감사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감사인은 회사가 제시한 60일 매출 감소 효과를 기준으로 판단했지만 이후 확인된 90일 기준 보고서가 당시 제시됐다면 수정 검토를 권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인은 당시 관련 자료와 사실을 알았다면 감사절차를 확대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증선위는 영풍이 2021~2024년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지하수 정화비용 관련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과소계상하고 조업정지에 따른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에 대한 해임·면직 권고와 재무제표 시정,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의결했고 영풍에는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영풍은 현재 금융당국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회계적 판단의 차이라는 입장인 반면 금융당국은 정화의무를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회계처리 위반으로 보고 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