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타인의 시선과 관계를 잠시 내려놓았을 때, 나는 과연 어디에 앉아 있는가."
타인의 시선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확인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독특한 조형언어로 풀어낸 김마저 작가의 개인전 '앉섬(Sit Isles)'이 오는 6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아케이드 서울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인 '앉섬'은 앉다와 서다의 합성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외부 세계와 자신 사이의 경계가 약해진 자아를 일종의 '피부 없는 자아'로 바라본다. 아울러 회화적 조형언어를 공간과 신체, 움직임으로 확장하며 '나'와 '타인', 그리고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아의 모습을 탐구한다.
김 작가에 따르면, '앉는다'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나 정지를 뜻하지 않고, 끊임없이 타인을 의식하며 움직이던 몸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는 행위와 장치로 기능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대형 설치작품 '사면독백의자(Four-Sided Monologue Chair)'가 자리한다. 자작합판과 나왕합판, 아크릴, PNY 스톤, 구로철, 스테인리스 스틸 등을 사용한 약 3m 높이의 작품으로, 단순히 바라보는 조각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앉아 작품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설치작품이다.

관객은 북청사자탈춤을 모티브로 한 '사자는 사자 정원에 없다'라는 작품과 함께 △무형의 것들이 외피로 드러난 피부 △엽록소(Chlorophyll) △논픽셀 등 김마저의 조형적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동국대학교에서 서양화를,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으며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초기에는 책가도 등 민화의 조형적 특성과 역원근법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평면의 질서를 해체하며 기하학적 오브제와 공간 설치로 작업세계를 넓혀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무용가 김바리와 협업해 서로 따라가고 밀어내며 마주하는 두 신체를 통해 하나의 자아 안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존재와 '그림자'를 몸으로 표현한다.
김 작가는 "앉섬은 흔들리는 자아를 고쳐놓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흔들리는 채로 잠시 존재할 수 있는 자리"며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마저는 지난 2005년 송은갤러리 기획초대전을 시작으로 프랑스 유진 유토픽 미술관, 플레이스막2, 공간형, 문화비축기지 T1 등에서 개인전을 이어왔다. 2023년에는 시카고 062갤러리 그룹전, 이듬해 전주 교동미술관 등 국내외 전시와 퍼포먼스에 참여하며 회화에서 설치, 공간, 신체를 아우르는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