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길모 기자] 대법원이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앞두고 체결한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최종적으로 유지했다.

대법원 민사1부는 지난 18일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장형진 영풍 고문 간 경영협력계약 및 후속 계약서 일체를 제출하라는 법원 명령에 불복해 장 고문이 제기한 재항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계약서를 증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1심과 항고심의 판단도 최종 확정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경영협력계약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내렸다. 장 고문은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올해 4월 이를 기각했다. 이후 장 고문은 대법원에 재항고했으나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과 항고심 재판부는 장 고문으로부터 경영협력계약서를 제출받아 직접 확인한 뒤 문서제출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서울고법은 올해 4월 결정에서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 사항을 요약한 것에 불과해 영풍과 장 고문이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부여한 콜옵션의 구체적인 행사 방법 등이 공시만으로 모두 확인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계약서 가운데 아직 공시되지 않은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각종 의무를 부담하면서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와 손해 규모 및 범위 등을 판단하기 위해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문서제출명령 대상은 2024년 9월 12일 영풍과 장 고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해당 계약에는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동의 아래 행사하고,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추천으로 선임된 고려아연 이사 수가 영풍 추천 이사보다 1명 더 많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계약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콜옵션과 우선매수권, 공동매각요구권(드래그얼롱) 등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KZ정밀은 이 같은 계약이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권리를 MBK 측에 유리하게 설정해 영풍 법인과 일반주주의 이익을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에서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영풍에 미친 영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KZ정밀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MBK·영풍 경영협력계약을 증거로 확인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최종 유지됐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에 어떠한 권리를 설정했고 그 조건이 법인과 일반주주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법원과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실이 철저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길모 기자(dios10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