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과적 화물차 5년간 13만대…10대 중 9대 ‘축하중 위반’

고속도로 과적 화물차 5년간 13만대…10대 중 9대 ‘축하중 위반’

경부선 1만5508대로 최다…상위 4개 노선 전체 적발의 39.6%
과적 선별 WIM 8개소 모두 운영 중단…안태준 “지속 가능한 측정체계 마련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과적으로 적발된 화물차가 약 13만대에 달한 가운데, 10대 중 9대가 특정 차축에 무게가 집중되는 ‘축하중 위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적 의심 차량을 주행 중 선별하는 고속주행축중계(WIM)는 설치된 8개소 모두 운영이 중단돼 과적 단속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을)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과적으로 적발된 화물차는 총 12만9702대로 집계됐다.

위반 유형별로는 축하중 위반이 11만5956대로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총중량 위반은 1만3746대(10.6%)로, 축하중 위반 건수가 총중량 위반의 약 8.4배에 달했다.

축하중은 차량의 각 차축이 도로에 가하는 무게를 의미한다. 차량과 화물을 합친 총중량이 허용 기준을 넘지 않더라도 화물이 특정 차축에 집중되면 축하중 기준을 초과할 수 있다.

현행 '도로법 시행령'은 축하중 10톤 또는 총중량 40톤을 초과하는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단속 과정에서는 측정기기의 오차와 환경적 요인 등을 고려해 제한 기준의 10%까지 허용하고 있어 측정값이 축하중 11톤 또는 총중량 44톤을 초과하면 단속 대상이 된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 [사진=안태준 의원실]

노선별로는 경부선에서 적발된 과적 차량이 1만5508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해안선 1만3352대, 수도권제1순환선 1만2243대, 영동선 1만314대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노선에서 적발된 과적 차량만 전체의 39.6%에 달해 주요 물류·교통축을 중심으로 과적 차량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과적 의심 차량을 효율적으로 선별하기 위해 도입한 고속주행축중계(WIM)가 현재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점이다.

한국도로공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구·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8개소, 21개 차로에 WIM을 설치했다.

WIM은 차량을 정차시키지 않고 주행 상태에서 차량의 총중량과 축하중을 측정해 과적 의심 차량을 선별하는 장비다. 단속 대상 차량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어 과적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장비로 도입됐다.

그러나 설치된 장비들은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2025년 9월 호남선 장비를 마지막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현재 운영 중인 WIM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WIM을 실제 과적 단속 장비로 활용하려면 총중량 정확도 95% 이상, 축하중 정확도 90% 이상을 포함해 모든 성능평가 항목에서 ‘최상급’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2018년 설치된 호남선 WIM의 총중량 측정 정확도는 2022년 89.22%로 ‘중하급’에 그쳤다. 2023년에는 92.07%, 2024년에는 90.68%로 각각 ‘중급’ 판정을 받아 3년 연속 단속용 기준인 95%를 충족하지 못했다.

축하중 측정 정확도 역시 2022년 87.35%, 2024년 87.62%로 ‘상급’ 수준에 머물면서 최상급 기준인 90%에 미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장기간 운영 과정에서 측정 정확도가 떨어진 데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유지·보수 비용도 상당해 장비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측은 “최초에는 정확도가 기준을 충족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확도가 떨어져 단속 장비로 사용하기 어려워졌다”며 “정확도 회복에 필요한 센서 등의 수리비도 과다해 장비를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WIM 연구·시범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이를 향후 과적 단속체계 개선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 의원은 “10여 년에 걸쳐 연구·시범사업을 진행했지만 설치된 장비 8개소가 모두 운영을 중단했다”며 “장비 도입과 운영에 투입된 예산이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한계가 과적 단속체계 개선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범사업의 결과가 장비 운영 중단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축적된 성능평가 자료를 토대로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과적 측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