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들쥐' 감독 "'올드보이' 떠오른다? 동의 못해, 설경구 욕 많은 이유는"

[조이人]① '들쥐' 감독 "'올드보이' 떠오른다? 동의 못해, 설경구 욕 많은 이유는"

(인터뷰)김홍선 감독,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연출
"상상 이상이었던 설경구, 류준열과 헤어지는 장면은 멜로"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장르물의 한 획을 그은 김홍선 감독이 류준열, 설경구 손을 잡고 '들쥐'로 돌아왔다. 신선한 설정과 스릴 폭발하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홍선 감독은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에 대한 소감과 함께 배우들과의 열정 넘쳤던 현장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감독 김홍선)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류준열)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그리고 형사 순용(이규형)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김홍선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쥐가 손톱을 먹으면 사람이 된다'라는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들쥐'는 '내 삶을 누군가가 통째로 훔쳐 간다면?'이라는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문재의 삶을 빼앗은 그가 과연 누구인지, 왜 문재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이 회를 거듭할수록 증폭되고, 조금씩 문재와 '들쥐'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내가 지금까지 믿었던 '진실'이 반전과 함께 뒤집어지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진짜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가짜였고, 가짜였지만 진짜가 되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전개 속 도대체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져 10회까지 정주행하게 되는 작품이다.

류준열이 제문재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으며, 설경구는 노자 역을, 이규형은 순용 역을 맡아 극을 탄탄하게 이끈다. 또 박윤호, 무진성, 김성오, 현봉식 등이 출연해 묵직한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다음은 김홍선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리즈 공개 소감은 어떤가?

"시원섭섭하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배우 설경구-류준열-김홍선 감독-배우 이규형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려운 작품이라 고민이 많았다. 대본을 보고 이렇게 하고 싶었던 마음이 생긴 것도 오랜만이었다. 저도 여러 작품을 했지만 꽤 최고 순위로 하고 싶다고 느낀 작품이다. 캐릭터를 응원하며 따라가기도 했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쫓아가다 보니까 좋더라. 독자의 입장에서도 대본을 보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하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주는 대본이었다. 여백이 많아서 채워 넣을 것이 많지만, 저에게는 많은 것을 주는 작품이었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원작에서 꼭 가져가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미묘한 공포감이 있다. 공포물은 아닌데, 미묘하게 그런 것이 있어서 그것은 놓지 말자고 했다. 작가님과도 그런 얘기를 했다. 공포로는 가져갈 수 없으니 어떻게 풀까 하다가 로드무비, 버디물로 잘 풀 수 있겠다 싶었다."

- 노자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 있고 새로웠다. 연기력이야 말할 것도 없이 좋지만 특별히 설경구 배우를 캐스팅해야 했던 이유는?

"연기력에 대해선 제가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입지를 이룬 분이다. 노자 캐릭터를 대본으로 보다 보니 당연히 설경구 배우 생각이 났다. 이분이 이걸 맡으면 이렇게 할 것 같다는 제 상상이 있었다. 그리고 제 상상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왔다. 헤어, 의상 등 배우가 해온 설정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버디물로 풀어냈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간다. 노자가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는 장면이 있는데 어떤 의도를 담았나?

"버디로 왔던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 사실 그 장면에서 문재가 한 번 더 와서 잡을 수도 있는데, 그 시간을 주고 싶었다. "형!"이라고 하며 올 수 있지 않을까. 노자도 마지막에 돌아보는데, 문재는 없다. 만약 문재가 서 있으면 둘이 계속 갈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저는 둘이 헤어지는 그림을 바랐고, 그 장면을 둘의 멜로라고 생각하고 찍었다."

배우 류준열과 설경구가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노자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많이 느껴졌다.

"노자가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캐릭터인가 묻게 되는데, 결국 하고자 하는 건 용서냐 아니냐가 아니다. 노자는 마지막에 모든 걸 포기한다. 돈도 다 필요 없다고,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용서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설경구 배우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렇게 표현하자고 했다. "네 인생을 찾아"라고 하는 말에 모든 것이 담겼다."

- 노자는 모순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극에 나오는 캐릭터가 설득력이 있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 않는다. 그렇게 없냐고 한다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사람들이다. 그게 정신적인 문제이든, 환경에 의한 것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할 것 같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 설경구 배우가 액션이 많아서 고생했다는 식의 말을 농담처럼 하기도 했는데, 시리즈를 다 보고 나니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액션이 많았다. 어떻게 만들어 나갔나?

"액션이 주인 작품은 아닌데, 액션이 중간중간 나온다. 콘셉트를 잡으며 배우와 얘기를 많이 했다. 도망가야 하는데 사람들이 발목을 계속 잡는다. 합이 맞춰지는 멋진 액션이 아니라 거칠고 정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자비했으면 좋겠다가 콘셉트였다. 가려고 하는데 발목을 잡으면 얼마나 때리고 싶겠나. 그런 마음이 담긴 액션이다."

- 설상가상으로 땅에 파묻히기까지 한다. 죽지도 않고 계속 살아나서 불사조인가 싶기도 했다. 설경구 배우가 힘들다고 하지는 않았나?

"땅을 파고 흙을 덮는데, 그건 다 빵가루다. 배우가 말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만약 진짜 흙을 덮었으면 더 힘들었을 텐데, 빵가루라서 괜찮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배우 류준열과 설경구가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문재와 노자의 관계성도 재미 포인트였다. 문재가 답답한 행동을 하면 노자가 욕을 시원하게 해주면서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일각에서는 욕이 너무 많다는 말도 나왔는데, 그게 대본에 다 있었는지 아니면 애드리브가 들어간 건지 궁금하다.

"저도 그 반응을 봤다. 문재가 욕먹기 쉬운 캐릭터다. 도와주는 역할도 아니고 맞으면 기절한다. 대본에 욕이 있긴 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 부닥치면 평소 욕을 안하던 사람도 욕이 나왔을 거다. 배우들과도 그런 얘기를 했다. 배우들에겐 허용치가 있다. 대본에 있으면 욕하는 건데, 이 상황 자체가 욕이 나온다. 그래서 "욕이 나오면 그냥 해라"라고 했다. 그래서 욕이 많이 나온다. 대본에 문재가 "수현아"라고 하는 건 있었는데, 노자가 하는 욕은 애드리브다. 욕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인 거다."

- 일각에서는 '올드보이'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 말은 동의 못한다. 전혀 생각 하지 못했다. 저도 수없이 많은 작품을 봤기 때문에 어느 선에는 영향을 받았을 거다. 늘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는데, 톤이 비슷한가? 정도의 생각만 했다. 그 작품과 비견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