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갓 구운 빵' 생산공식이 바뀌고 있다. 제빵사가 매장에서 반죽부터 발효·성형·굽기까지 전 과정을 맡던 과거와 달리 공장에서 반죽과 성형을 마친 냉동생지를 매장에 가져와 굽기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냉동생지와 냉동 베이커리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생산설비와 제품군을 늘리면서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냉동생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9900억원에서 2030년 약 1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숙련 제빵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진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카페와 베이커리,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제조공정을 단순화하려는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가장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곳은 삼양사다. 삼양사는 올해 약 500억원을 투자해 인천2공장을 증설하고 냉동생지 생산능력을 기존 파일럿공장 대비 4배이상인 연간 최대 5000톤으로 확대했다.
이와함께 자체 냉동생지 브랜드 '프레팡'을 내놓고 카페와 베이커리 등 기업간거래(B2B)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약 5%수준인 국내 냉동생지 유통시장 점유율을 2030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삼양사는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 파이류 등 매장에서 바로 구울수 있는 BTB(Ready To Bake)형태 제품을 앞세워 공정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설탕·밀가루 등 기초소재 공급에서 나아가 반죽·생지라는 고부가가치 중간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수요 식품기업들도 냉동 베이커리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삼립은 번과 디저트류를 포함한 냉동 베이커리 제품군을 늘려 올 1분기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카페 등 외식업체 공급을 확대하며 B2B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신세계푸드 역시 올 1분기 냉동 샌드위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8% 급증했다. 회사는 기존 생산기반을 활용해 냉동 샌드위치와 케이크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확대하고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 등으로 공급처를 넓힐 계획이다. 계열사 물량으로 생산기반을 안정화한 뒤 외부 B2B고객을 확보해 공장가동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업체가 생산 앞단을 맡고 매장은 최종조리와 판매에 집중하는 구조는 점차 정착하는 분위기다. 크루아상이나 페이스트리처럼 공정이 복잡한 제품일수록 전문인력 없이도 일정 수준이상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나 베이커리 입장에서는 모든 공정을 직접 수행하는 것보다 전문식품업체 제품을 활용하는 편이 인력과 운영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앞으로는 냉동생지 품질은 물론 제품개발과 물류, 공급안정성을 포함한 B2B솔루션 경쟁이 시장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