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평범한 워킹맘과 살벌한 킬러라는 완전히 온도가 다른 두 삶을 오가야 했기에 부담도 컸다. 그럼에도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나의 삶을 잘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 말속에는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저격수인 유보나를 맡은 배우 공효진의 고민이 잘 드러난다.

유보나는 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공효진이 연기해온 일상에서 친근하게 만날 법한 인물이 아니다.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 캐릭터다.
‘킹피셔’ 유보나는 사법 시스템을 벗어나 있지만 시청자에 의해 강하게 응원받고 있다. 그것은 유보나라는 ‘캐릭터’보다는 ‘캐릭터 철학’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유보나는 킬러이면서도 동시에 가정을 목숨처럼 여기는 캐릭터다. 선량한 사람이 피해 보는 걸 법이 막아주지 못하면 자신이 직접 응징한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
9~10회에서 슈퍼마켓 부부를 살해하고 16년형을 선고받은 후 만기 1년을 앞두고 가석방된 장은학(김민상)이 자신을 닦달하는 일터 사장을 살해하다 미수에 그친 후 도주하다가 킹피셔한테 자격당해 사망한다.
이와 함께 '유부녀 킬러'는 9~10회 들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타이틀 롤인 ‘킹피셔’ 유보나와, ‘킹피셔’가 자기 아내인줄도 모르고 정의로운 보도를 위해 쫓고 있는 남편인 ‘기자’ 권태성(정준원),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장은학을 놓고 복수심과 사적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 사이에서 고민하다 끝내 신념을 택하고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동진(이상이) 이 세 사람의 행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특히 유보나로 분한 공효진의 ‘킬러’에 대해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속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는 세상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해서다.
최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문제점이 드러났고, 국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유부녀 킬러’에 대한 감정이입이 더 잘되는 듯하다.
공효진이 맡은 유보나는 평소에는 평범한 주부였다가, 일이 터지면 킬러로 변신한다. 이른바 ‘클라이언트 미팅’을 가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유부녀 킬러’는 이런 캐릭터적인 소비 방식에만 머물지 않도록 했다.
유보나(공효진) 뿐만 아니라 딸과 남편과의 삶을 포함시키고, 또 사고사 위장 전문 두루미 전자영업 3팀 김봉팔 팀장(성동일)과 천재 해커 기영도 대리(무진성), 무기 전문 봉태민(김남희), 아픔을 간직한 독살 전문 사원 오현남(하율리) 등 사적 응징을 가하는 두루미 전자 시스템도 대입시켜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이들이 야근을 하고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모든 사람이 위험하지 않은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로써 단순히 '판타지'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데 더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세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효진은 화려한 액션신보다는 일상과 맞닿아있는 유보나라는 인물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낸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무고한 이들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지는 것은 경계하고 또 다른 희생을 막아야 할 순간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택하는 신념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표정과 말투의 작은 차이만으로도 인물이 놓인 상황을 오롯이 전하며 유보나의 행동에 무게를 더한 것이다.
자칫 통쾌한 응징에만 초점이 맞춰질 수 있는 이야기에서도 인물의 고민과 신념을 살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그 결과 시청률은 6회에서 10.2%(이하 전국 닐슨)로 10%를 넘겼고 8~9%대의 안정된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