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임정규 기자] 경기도 안성시 관내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수년간 거액의 뇌물을 챙긴 안성시 고위공무원과 민간 개발업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3부(문정신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안성시 국장급 공무원 A씨와 민간업자 B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안성지역에서 추진된 물류창고와 산업단지 등 5개 개발사업과 관련해 민간 개발업자들로부터 약 3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업별로는 가율2 산업단지 개발사업 2억1000만원, 북안성산업단지 13억7300만원, 남한산성물류창고 11억원, 삼죽에코퓨전파크산업단지 2억500만원, 남풍리 물류창고 개발사업 1억원 등이다.
검찰은 민간 개발업자들이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행정상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A씨 등에게 장기간에 걸쳐 금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민간업자인 B씨가 A씨와 함께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B씨와 공동으로 설립한 업체를 이용해 개발업자들과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뇌금 일부를 정상적인 용역대금처럼 위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업체로 들어온 돈 가운데 일부는 A씨의 고급 외제차량 렌탈비와 가족회사 등으로 다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피고인에게는 뇌물 관련 혐의 외에도 배임·횡령, 범죄수익은닉,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 등은 압수수색 사실을 인지한 뒤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사후에 허위 차용증을 작성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지인은 A씨의 부탁을 받고 휴대전화를 다른 사람의 집에 숨기거나 A씨가 맡긴 여행용 캐리어를 감춰주는 등 증거은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올해 1월 대검찰청으로부터 관련 첩보를 넘겨받은 것을 계기로 수사에 착수한 뒤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다른 개발업자들의 연루 정황을 확인하면서 수사를 확대했다.
특히 검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통화 녹음파일 약 4만3000개를 인공지능 기반 분석 시스템으로 분석해 뇌물 전달 경로와 범죄수익 은닉 정황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 내린 부패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공정한 개발질서 및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엄중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임정규 기자(jungkui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