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백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력'에 이어 '물'이 새로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용인과 호남에 조성되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필요한 산업용수만 하루 215만톤(t)에 달한다. 기존 댐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운 만큼 하수 재이용수와 발전용·농업용수까지 연계하는 종합적인 물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물포럼 제36차 토론회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산업용수 공급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반도체 산업 확대에 따른 산업용수 확보 방안이 논의됐다.
김호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물이용정책관은 이날 "반도체 산업용수 확보는 단순한 산업 지원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물 정책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용인 150만t·호남 65만t…대규모 투자에 물 수요 급증

용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반도체 클러스터다. 삼성전자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 360조원을 투자해 팹(공장) 6기를, SK하이닉스는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원을 투입해 팹 4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가 예상한 용인 지역 용수 수요는 하루 150만t이다. 이 가운데 107만t은 소양강·충주댐과 발전용 댐인 화천댐, 하수 재이용수를 활용하는 통합용수공급사업으로 확보한다. 1단계 31만t 공급 시점은 당초 2031년 1월에서 2029년 5월로 1년 8개월 앞당겼다.

호남에도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00조원을 투자해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팹 2기씩 총 4기를 지을 계획이다. 최근 광주시가 총 9기까지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아직 양사의 공식 확정 계획은 아니다.
호남 반도체 산단의 예상 용수 수요는 하루 65만t이다. 배영대 K-water 수자원기획처장은 "광주광역시가 사용하는 물이 하루 50만t이 채 안 되는 정도"라며 "호남 반도체 산단에서 약 1개 광역시 수준의 물을 사용하는 만큼 국가 전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동복댐 30만t, 주암·장흥댐 15만t, 보성강댐 10만t, 나주댐 10만t을 연계해 하루 65만t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광주 제1하수처리장에서 하루 30만t 규모의 재이용수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청주는 이미 하수 재이용…"기업체도 노력해야"

하수 재이용수는 이미 청주에서 산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청주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하루 3만5000t의 공업용수를 생산해 이 가운데 2만9400t을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도 총 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규 낸드 팹 M17에 80조원, 첨단 패키징 시설 P&T7 등에 20조원을 투입한다. 기존 생산시설과 함께 부지·전력·용수가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는 점도 청주를 투자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용수 공급뿐 아니라 기업의 재이용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준 건국대 교수는 "기업체에서도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하수처리수를 반도체 공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정화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요 기업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