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 출토 고려·조선 유물 5건 문화유산 신규 지정

인천시, 강화 출토 고려·조선 유물 5건 문화유산 신규 지정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서 5건 모두 ‘원안가결’… 강화도의 역사성과 정체성 입증

[아이뉴스24 김도은 기자] 인천시 강화도 일대 발굴된 고려시대 불교·금속공예품과 조선 후기 군사·토목 유물 5건이 인천시 지정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

강화역사박물관 선두포 축언 시말비와 비문(전면, 후면) [사진=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최근 개최된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에서 강화 지역 출토 유물 5건 모두가 ‘지정문화유산(유형문화유산 4건, 문화유산자료 1건)’으로 지정 고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유형문화유산으로는 ▲선각 아미타여래·관음보살 경상 및 무문 동경 일괄 ▲선원명 청동은입사향완 ▲금동여래삼존상 ▲강화 건평돈대 불랑기 모포 등 4건이 이름을 올렸고, 문화유산자료로는 ▲강화 선두포 축언 시말비 1건이 최종 확정됐다.

특히 이번에 지정된 고려 시대 유물 3건은 몽골의 침입으로 수도를 강화로 옮겼던 ‘강도시기’ 당시 최고 수준의 불교문화와 기술적 성취를 명백히 보여준다.

‘선각 아미타여래·관음보살 경상 및 무문 동경 일괄’은 강화군 용정리 인화~강화 도로구간 건물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금속공예품이다. 선각불상경 1점과 무문경 5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존하는 다수의 고려 동경이 출토지를 알 수 없는 것과 달리, 본 유물은 명확한 건물지 출토 맥락을 지니고 있다. 정교한 선각 기법으로 새겨진 불·보살상과 연화문·운문 장식에는 당대 고려 불교의례의 형식과 기능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선원명 청동은입사향완’은 2020년 강화군 선원면 창리 공동주택 조성공사 부지 내 건물지에서 발견된 청동 향로다. 향완 몸체에 선명히 새겨진 ‘禪院(선원)’이라는 명문을 통해, 고려 최고 집권자였던 최우의 원찰이자 국난 극복의 염원이 담긴 선원사에서 제작 및 사용되었음이 입증된다. 유려한 형태와 정교한 은입사 기법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13세기 밀교 다라니 신앙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핵심 의식구다.

‘금동여래삼존상’은 2010년 강화군 관청리에서 출토된 높이 약 7cm 내외의 소형 금동불상이다. 주존불과 좌우 협시불로 구성된 이 유물은 양감 처리와 선묘 표현이 뛰어나 고려 후기 금속 불조각사 연구의 중요한 비교 기준 자료로 평가받는다.

조선시대 유물 2건에는 조선 후기 군사적 요충지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강화도의 실질적인 역사가 담겨 있다.

‘강화 건평돈대 불랑기 모포’는 2017년 건평돈대 발굴조사 당시 포좌(砲座)에 실전 배치된 상태 그대로 출토된 총길이 104.5cm의 대형 청동 화기다. 명문을 통해 제작 연대(1680년), 엄격했던 지휘 계통, 장인의 책임 범위까지 확인된다. 조선 후기 강화도 해안 방어체계의 실제 운용 양상과 당시 서양 화기의 수용 및 변용 과정을 밝혀내는 중요한 군사 사료로 꼽힌다.

‘강화 선두포 축언 시말비’는 강화 선두포 제방 축조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석비로, 현재 강화역사박물관에 보존·전시되어 있다. 비문에는 공사를 총괄한 지역 유력 인사부터 자발적으로 참여한 백성들의 명단, 자재 조달 내역과 공사 규모까지 음각되어 있다. 조선 후기 도서 지역의 간척 정책, 관영·민간 공동 토목사업의 운영 방식, 그리고 지방행정사를 연구하는 데 결정적 사료다.

장은미 시 문화유산과장은 “이번에 지정된 유물들은 발굴조사로 출토지가 명확히 입증된 자료로 강화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증명한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통해 시민들이 문화유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도은 기자(dovely9192@inews24.com)